[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임시완(29)이 데뷔 초 얻은 '1000만 배우'라는 수식어에 대해 "천재지변이 일어나지 않는한 다시 없을 행운"이라고 말했다.
범죄 오락 영화 '원라인'(양경모 감독, 미인픽쳐스·곽픽쳐스 제작)에서 수려한 외모와 타고난 언변으로 사람을 홀리는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민재를 연기한 임시완.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가진 스포츠조선과 인터뷰에서 영화 속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2010년 아이돌 그룹 제국의 아이들로 데뷔한 임시완은 2012년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에서 허염(송재희)의 아역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연기 활동을 펼쳤다. 이후 KBS2 드라마 '적도의 남자'·MBC 시트콤 '스탠바이', 2013년 KBS2 드라마 '연애를 기대해', 2014년 MBC 드라마 '트라이앵글'·tvN 드라마 '미생'으로 행보를 이어갔다. 특히 임시완은 '미생'으로 탄탄한 연기력과 스타성을 동시에 입증, 연기돌이 아닌 배우로 입지를 굳히게 됐고 2013년 개봉한 영화 '변호인'(양우석 감독)으로 1000만 관객을 동원하며 단번에 '충무로 블로칩'으로 떠올랐다.
이렇듯 아이돌이 아닌 배우로서 자신만의 영역을 펼치고 있는 임시완. 그가 영화 '오빠생각'(16, 이한 감독) 이후 1년 만에 '원라인'(양경모 감독)으로 관객을 찾는다. 그간 특유의 깨끗하고 말간 얼굴과 선한 이미지가 접목된 캐릭터들을 맡아온 임시완이었지만 이번 '원라인'에서는 말간 얼굴과 동시에 유들유들한 능청을 덧댄 색다른 변주를 시도해 눈길을 끈다.
임시완은 "사실 개인적으로 흥행에 대한 욕심은 없는 편이다. 흥행은 내가 감히 예상할 수 없는 부분이지 않나? 흥행의 성패는 배우들보다 제작자들이 더 많이 걱정하고 우려하는 대목일 것이다. 다만 내가 걱정하는 바는 흥행이 안 됐을 때 제작자들이 나에 대해 신뢰가 없어지는 것이다. 더는 날 찾지 않을 것 같다는 걱정은 있었지만 흥행에 대한 욕심은 크게 두지 않는다"고 밝혔다
실제로 임시완은 '변호인'으로 큰 흥행 성적을 거뒀지만 이후 '오빠생각'에서는 흥행의 맛을 보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변호인' 이후 '오빠생각'이 개봉됐을 때 슬럼프 같은 것은 없었다"고 말한 임시완. 그는 "'오빠생각' 개봉 당시에는 이미 1000만이라는 숫자를 경험했기 때문에 흥행에 대한 생각이 전혀 없었다. '변호인' 당시 '1000만명이라는 숫자를 넘어서지 못할 것'이라는 마음가짐이 들더라. 천재지변이 아니고서야 다시 1000만이라는 작품을 가질수도, 뛰어넘을 수도 없을 것 같다. 그래서 '변호인' 이후 흥행 숫자에 대한 욕심은 버렸다"고 털어놨다.
임시완은 "지금은 내가 가장 크게 의미를 두는 지점은 흥행성이 아니라 혹여 운이 작용해서 관객이 많이 봐줬을 때 '그 숫자에 대해 부끄럽지 않게 연기를 해야 겠다'라는 다짐이다. 안타깝게도 이렇게 마음 먹은 목표는 번번히 실패했다"며 "이번 작품에도 내 연기에 만족하지 못했다. 스스로 만족하기 위해서는 오래 걸릴 것 같다. 그래도 이번 작품은 연기 스타일을 바꾸려고 했던 첫 번째 작품인 만큼 그 부분에 의의를 두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원라인'은 평범했던 대학생이 전설의 베테랑 사기꾼을 만나 모든 것을 속여 은행 돈을 빼내는 신종 범죄 사기단에 합류하면서 펼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임시완, 진구, 박병은, 이동휘, 김선영 등이 가세했고 단편영화 '일출'을 통해 제14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을 받은 양경모 감독의 첫 장편영화 데뷔작이다. 오는 29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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