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가 매우 신중하게 2017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선발 마운드다. 밴 헤켄과 션 오설리반, 외국인 '원투펀치'에 지난해 신인왕 신재영, 최원태가 4선발로 굳어진 상태다. 5선발은 오주원이 유력하다. 그렇다면 팔꿈치 수술 후 건강하게 복귀를 노리고 있는 조상우(23)와 한현희(24)는?
둘은 넥센을 넘어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영건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대주들이다. 지난해 둘은 3개월 간격으로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했다. 순조로운 재활과정 끝에 복귀를 앞두고 있지만 정상적인 합류까지는 두달 가까이 기다려야 한다. 구단과 코칭스태프는 인위적으로 복귀를 늦추고 있다.
둘은 2군에서 계속 몸을 만드는 중이다. 아직 실전등판이 없지만 재활에 속도를 내면 개막복귀도 가능한 몸상태다. 하지만 장정석 넥센 감독은 "건강한 복귀가 우선이다. 서두를 이유가 없다. 1군에 올라왔다가 페이스가 떨어지면 더 힘들어진다. 완벽해질 때까지 더 기다린다. 4월 개막 때 1군에 합류시키지만 1이닝 정도 감을 익히는 불펜등판이 전부다. 그 이후에는 곧바로 2군으로 내려가 투구수를 끌어올린다"고 말했다.
조상우와 한현희는 처음부터 선발 보직을 목표로 몸을 만들게 된다. 2군에서 4일, 5일 로테이션으로 몇 경기를 등판하며 꾸준히 투구수를 올린 뒤 5월 중순 전후로 1군에 곧바로 선발투수로 합류하게 된다. 둘을 기다리는 동안 선발진 운영에도 넥센은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넥센 구단 관계자는 "오주원 뿐만 아니라 하영민 등 선발후보군이 더 있다. 구단의 방침은 선발로 6이닝 정도를 버텨낼 수 없는 선수를 땜질식으로 몇몇 돌려쓰는 것이 아니라 선발 능력이 있는 선수만 선발로 투입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1군에 잠시 합류해 불펜으로 경기감각을 익히는 것은 본격적인 선발수업을 쌓기 위한 디딤돌 역할을 하게 된다.
우완 정통파 조상우는 2014년, 2015년 핵심불펜요원으로 활약했다. 최고시속 150㎞를 상회하는 강속구를 뿌린다. 지난해 선발전환을 앞두고 팔꿈치부상으로 수술을 했다. 에이스의 자질을 지녔다는 평가다.
사이드암 한현희는 '150㎞ 옆구리'로 통한다. 홀드왕 출신의 강력한 셋업맨이었다. 2015년 잠시 선발로 보직전환했다가 지난해 수술대에 올랐다. 개인적으로 선발 의지가 강하다.
둘이 건강하게 합류한다면 넥센 마운드는 더 강해질 전망이다. 넥센의 철저하게 계산된 마운드 운용 스케줄속에 둘은 시범경기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춘 상태다. 고척=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