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SBS 월화극 '피고인'이 21일 종영했다.
21일 방송된 '피고인' 마지막회에서는 주변인들의 배신으로 사형수로 전락한 차민호(엄기준)과 사랑하는 딸과 새 삶을 시작한 박정우(지성)의 모습이 그려졌다. 무려 16회의 고구마 전개를 기다린 끝에 얻은 2회 분 사이다였다. 마지막회 시청률은 무려 28.3%(닐슨코리아, 전국기준). 드라마 자체에 대해서는 이런저런 평이 갈리지만 배우들의 연기에 대해서만큼은 이견이 없다. 지성과 엄기준을 필두로 모든 배우들이 자신의 역할에 200% 녹아들며 드라마의 재미를 채웠다. 그중에서도 예상밖의 선전을 보여줬던 건 강준혁 역의 오창석과 성규 역의 김민석이다.
오창석은 2008년 SBS '그들이 사는 세상'에서 성소유 역을 맡아 데뷔했다. 그의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한 건 2013년부터다. 2013년 "암세포도 생명"이라는 희대의 발대사를 남긴 임성한 작가의 MBC '오로라 공주'에서 황마마 역을 맡은데 이어 2015년 '막장 드라마계의 대모' 김순옥 작가의 MBC '왔다! 장보리'까지 출연하며 시청자에게 얼굴을 각인시켰다. 하지만 '오로라 공주'와 '왔다! 장보리' 모두 시청률 면에서는 선전했을지 몰라도 막장 드라마로 호된 회초리를 맞은 작품이다 보니 오창석 또한 연기력을 평가받기 보다 작중 행적이나 막장 드라마와 관련한 관심만 받게 됐다.
반면 '피고인'은 오창석이 드디어 자신의 연기력을 펼칠 수 있었던 작품이다. 박정우(지성)의 15년 지기 강준혁 역을 맡은 그는 출세와 인간으로서의 도리 사이에서 갈등하는 캐릭터의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호평을 이끌어냈다. 속내를 파악하기 어려운 미스터리에 시청자는 강준혁이 박정우를 도울 것인지 차민호(엄기준) 편에 설 것인지 관심을 갖고 지켜봤고, 이런 소소한 추리는 '피고인'을 지켜보는 포인트 중 하나가 됐다.
김민석은 2012년 tvN '닥치고 꽃미남 밴드'에서 서경종 역을 맡아 연기를 시작했다. 이후 KBS2 '태양의 후예', SBS '닥터스'를 거쳐 '피고인'에 진출했다. 성규의 존재는 '피고인'의 미스터리를 이끌어가는 중요한 키였다. 박정우의 귀여운 감방 메이트인 줄 알았던 그가 차민호의 사주를 받아 딸 박하연(신린아)을 유괴했다는 것이 드러나면서 충격을 안겼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박정우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자신이 죄를 뒤집어 썼다 죽음을 맞는 것으로 또 한번 반전을 선사했다.
김민석의 캐릭터 소화력은 수준급이었다. 귀엽고 착한 어린 양의 탈을 썼던 그가 감방 안에서 자살하려는 박정우를 막아서며 "형이 왜 죽어요. 내가 했는데"라고 읊조리는 모습은 '피고인'의 명장면 중 하나다. 극과 극 감정선을 오가는 김민석의 연기에 시청자는 박수를 보냈다. '태양의 후예'와 '닥터스'에서 분량 적은 조연 캐릭터를 맡았음에도 하나의 에피소드로 존재감을 보여줬던 그의 저력이 '피고인'을 통해 제대로 빛을 발한 셈이다.
'피고인'을 통해 배우로서 날개를 단 오창석과 김민석이 다음엔 어떤 연기로 시청자 눈호강을 시켜줄지 벌써 기대가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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