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조금 실감이 나는 것 같아요."
21일, 현대캐피탈과 한국전력의 2016~2017시즌 NH농협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3전2승제) 2차전이 열린 수원실내체육관. 경기장 한쪽에 낯익은 얼굴이 있었다. 대한항공의 '무서운 막내' 정지석(22)이었다. 정지석은 이날 박기원 감독, 최부식 장광균 코치 등과 함께 수원실내체육관을 찾아 경기를 지켜봤다. 챔피언결정전(5전3승제) 상대팀의 경기력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정지석은 "정규리그가 끝난 뒤에 휴식과 팀 훈련을 했다. 정식 경기가 없다보니 떨린다거나 긴장된다는 느낌은 없었다"며 "현장에서 포스트시즌 경기를 지켜보니 기분이 다르다. 이제야 챔피언결정전에 나간다는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2013~2014시즌 프로에 첫 발을 내디딘 정지석은 빠르게 성장하며 어느덧 팀의 주축으로 자리 잡았다. 올 시즌에도 정규리그 전 경기에 출전, 200득점을 기록하며 알토란 역할을 했다. 그러나 정지석에게 봄 배구는 아직 낯설기만 하다.
정지석은 "데뷔 시즌에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그런데 당시 신영수 형이 부상을 입어 경기에 뛰지 못했다. 형 대신에 경기에 투입됐는데, 어떻게 했는지 생각나지 않는다"며 "그저 떨렸던 기억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시 한 번 밟는 봄 배구 무대. 이번에는 챔피언결정전이다. 대한항공은 2010~2011시즌 이후 6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챔피언결정전 직행권을 거머쥐었다. 대한항공은 창단 첫 통합 우승에 도전한다.
정지석은 "단기전에서는 서브와 서브리시브 등 기본적인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한다. 내가 경기에 투입될지 알 수는 없지만, 서브 범실은 줄이고 서브리시브는 더욱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꼭 우승하고 싶다. 후회는 남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대한항공은 25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리는 현대캐피탈과의 챔피언결정전 1차전을 시작으로 마지막 도전에 돌입한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