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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우 감독 "이대호 기술,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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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만에 부산으로 돌아온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가 과연 전성기의 기량을 보여줄 수 있을까.

이대호는 시범경기에서 21일 현재 6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7푼5리(8타수 3안타) 1홈런 3타점을 기록중이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가한 이대호는 지난 15일부터 시범경기에 출전을 하고 있다. 피로감과 컨디션 조절차 대타로 타석에 섰던 이대호는 지난 18일 LG 트윈스전부터 선발로 나서고 있다. 이대호는 선발 출전한 첫 경기에서 홈런을 터뜨리며 부산 사직구장을 뜨겁게 달궜다. LG 투수 김대현의 129㎞짜리 몸쪽 높은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훌쩍 넘겼다.

김대현은 이대호가 처음 상대한 투수다. 지난해 입단한 김대현은 1군 기록이 한 경기 밖에 없는 신인급이다. 당연히 이대호 입장에서는 생소할 수 밖에 없다. 보통 타자와 투수가 처음 상대할 때 유리한 쪽은 투수라고 한다. 그러나 이대호는 볼카운트 2B에서 3구째 슬라이더 실투가 들어오자 여지없이 방망이 중심에 맞혔다. 이대호의 타격 기술이 그대로 드러난 홈런이었다.

이대호가 해외에서 활동한 지난 5시즌 동안 KBO리그 투수들은 그 면면이 많이 바뀌었다. 정확한 통계 자료는 없지만, 올시즌 이대호가 마주해야 할 처음 보는 투수는 전체의 70% 가량 된다. 특히 외국인 선수들 가운데 이대호와 상대한 적이 있는 투수는 두산 베어스 더스틴 니퍼트 밖에 없다. 이대호는 2011년 니퍼트와의 맞대결에서 타율 4할4푼4리(9타수 4안타) 1볼넷을 올리며 강세를 나타냈다. 물론 당시 니퍼트는 이대호가 처음 상대한 투수였다.

생소함을 이겨내는 기술, 그게 이대호의 강점이다. 김대현으로부터 홈런을 뺏어낼 당시 그는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노린 것이 배트의 중심에 맞아서 홈런이 나왔다. 시범경기 동안은 배트 중심에 공을 맞추어 좋은 타구를 만드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실전 감각을 높이면서 컨택트 능력을 체크해 나가겠다는 이야기다.

이대호의 타격 기술에 관해서는 누구도 관여할 수 없다. 메이저리그 올스타 출신 훌리오 프랑코 타격코치도 이대호에 대해서는 주문보다 질문이 많다고 한다.

그러나 수준높은 투수들과의 첫 만남은 어색할 수 밖에 없다. 이대호는 21일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4번 1루수로 선발출전해 2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두 번 모두 삼진이었다. 외국인 투수 션 오설리반의 다이내믹한 볼배합을 지켜봤다. 첫 타석에서는 공 3개를 모두 스트라이크로 흘려보내며 탐색전을 펼쳤고, 3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볼카운트 1B2S에서 4구째 142㎞짜리 높은 직구에 방망이를 헛돌렸다. 직전에 던진 3구째 커브가 이대호의 타이밍을 흐트러 놓았다. 오설리반 역시 이대호가 처음 상대한 투수다.

정규시즌 들어가면 이같은 현상이 반복될 수 있다. 이대호가 시즌 초반 고전할 가능성이 있는 이유다. 적응 기간이 관건이다. 조원우 감독은 "대호의 기술적인 부분은 믿어 의심치 않는다. 워낙 좋은 실력을 가지고 있으니 말이다. 어떤 타이밍에서 어떤 공을 치고 어떤 타격을 하는가에 관해 잘 알고 있다. 치다 보면 안타도 나오고 홈런도 나오는 것"이라면서 "모르는 투수들이라고 해서 다를 것이 없다. 방망이 기술에 대해서는 어떤 투수라도 두려움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조금만 지나면 된다"고 했다.

아직은 적응 기간이다. 이대호의 본격적인 타격 실력을 보려면 조금 더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 조 감독의 생각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