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가 새롭게 내놓은 톱타자는 잘 적응하고 있는 걸까.
KIA가 강력한 중심타선 앞에 밥상을 차리기 위해 외국인 타자 로저 버나디나를 영입했다. 좋은 타자라는 평가가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여러차례 나왔고, 실제로 연습경기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한국에서 시작된 시범경기서는 아직 별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버나디나는 21일 현재 6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6푼7리(15타수 4안타)에 1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2루타나 홈런 등 장타는 없고 단타만 4개를 기록했다.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는 6경기서 타율 4할6푼2리(13타수 6안타) 1홈런, 1타점, 3도루를 기록하며 기대감을 품게 했지만 시범경기에서 타격감이 떨어진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잘맞힌 타구라고 보이는 게 별로 없었다.
오키나와보다 아직은 추운 한국 날씨에 적응하는 모습으로 볼 수 있다. 예년보다는 따뜻한 편이라고 해도 아직 낮에도 쌀쌀한 날씨를 보이기 때문이다. 도루를 한번도 시도하지 않은 것도 추운 날씨 탓에 부상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볼넷이 5개나 된다는 것이다. 삼진도 6개지만 나쁘지 않은 선구안을 보여주고 있는 것.
버나디나를 비롯해 새롭게 한국에 온 외국인 타자들 중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은 타자가 별로 눈에 띄지 않고 있다. 시범경기는 컨디션 조절 차원이고, 연습경기 때와는 다르게 주전급 투수들의 공을 보게 되면서 적응을 해야하는 시기다.
버나디나는 KBO리그에서 7시즌을 뛰었던 최장수 타자 제이 데이비스(한화)와 같은 스타일의 호타준의 타자다. 기동력을 갖춘 테이블세터로서 김주찬-최형우-이범호-나지완 등 강력한 중심타자 앞에서 밥상을 많이 차려야 한다.
시범경기에서부터 맹타와 함께 빠른 발로 도루도 하면서 KIA팬들에게 기대감을 높인다면 더할나위 없겠지만 이제 시범경기이기에 섣부른 판단을 할 필요는 없을 듯. 예전 3년간 좋은 활약을 펼쳐 효자 용병으로 불렸던 브렛 필도 초반엔 퇴출 0순위로 지목되기도 했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