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은 1990년 3월 21일 창간해 대한민국 대표 스포츠전문지로 성장했다. 스포츠조선이 세상에 나온 1990년에 태어난 선수들은 현재 KBO리그의 핵심 선수로 자리잡았다. 박찬호 정민철 박재홍 등 '전설의 92학번'으로 불리는 1973년생, 추신수 이대호 오승환 김태균 정근우 등 메이저리그 활약까지 돋보이는 1982년생에 이어 이제는 1990년생들이 한국야구의 황금 세대로 주목받고 있다.
유망주 틀을 깨고 소속팀의 주축으로 자란 이들은 이제 한국야구를 이끌어가는 중추 세력이다. KBO리그의 현재이자 미래인 1990년생 선수들은 어떤 꿈을 그리고 있을까.
▶한화 이글스=이태양 장민재 신성현
이번 시즌 한화 투타에서 가장 빛나는 젊은 선수들이 1990년생이다. 투수 이태양과 장민재는 선발과 불펜으로 마운드의 기둥이 됐다. 지난해 부상을 털어낸 이태양은 올해 비상을 준비하고 있고, 장민재는 팀을 이끌어갈 전천후 전력이다.
일본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히로시마 카프에 입단했던 신성현은 특이한 이력만큼이나 잠재력있는 선수로 인정받았다.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를 거쳐 한화에 입단해 1군 멤버로 성장했다.
"꾸준하게 활약하면서 팬들에게 믿음을 주는 선발투수가 되고싶어요."(이태양)
"한화의 레전드가 될 수 있을까요?"(장민재)
"팬들에게 장타를 더 많이 보여드리고 싶어요. 한화를 대표하는 타자가 되겠습니다."(신성현)
▶LG 트윈스=오지환 최재원 문선재 채은성
LG는 양상문 감독 체제 하에 야수 세대교체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 주전 유격수로 활약해 온 오지환은 늘 성장 속도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그랬던 그가 지난해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구단의 유격수로는 최초로 20홈런을 달성했다. 성적과 멘탈 모두 성숙한 모습을 보여줬다.
문선재와 채은성은 2군을 오르내리는 백업급 선수에서 주전으로의 도약 가능성을 보여줬다. 지난해 LG가 4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었던 것도 이들의 활약 덕분이다.
FA(자유계약선수) 우규민의 보상선수로 합류한 최재원은 전 소속팀 삼성에서부터 기대주였다. LG에서도 기대가 크다.
"90년생 동기들이 많아 든든해요. 이제 우리가 LG의 주역이 돼야하고, 그렇게 되고 싶죠. 우리가 LG의 미래를 이끌겠습니다."(오지환)
"이제 적은 나이도 아니고, 팀의 주축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는 말밖에 할 수 없네요."(문선재)
▶두산 베어스=허경민 박건우
허경민과 박건우는 두산 세대교체의 상징과도 같다. 허경민은 이원석(삼성)이 군 입대로 자리를 비운 사이, 주전 3루수로 자리를 잡았다. 박건우는 지난해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 공백 걱정이 무색할 만큼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둘은 나란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선발됐다. 두산을 넘어 국가대표급 선수로 성장하고 있다.
"긴 2군 생활 동안 단 한번도 마음을 놓았던 적이 없어요. 이런 시간이 나를 강하게 만들었고, 지금 나를 있게 해줬습니다. 지난해가 1군에서 자리 잡은 시즌이라면, 앞으로의 3년이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해요. 전성기를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야구에 대한 간절함, 절대 잊지 않을게요."(허경민)
▶KIA 타이거즈=안치홍 노수광 이홍구
지난 겨울 적극적으로 나서 전력 보강에 성공한 KIA. 군 제대 후 복귀한 안치홍은 올시즌 주전 2루수로 풀타임 출전이 가능하다. 지난 2년간 안치홍 복귀를 손꼽아 기다렸던 타이거즈다.
노수광과 이홍구는 지난 2년간 급성장했다. 노수광은 한화에서 이적해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군 입대를 1년 미룬 포수 이홍구 역시 KIA가 도약을 위해선 꼭 필요한 전력이다.
"KIA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선수, 대표하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야구 외적으로는 어려운 형편의 꿈나무들이 무럭무럭 자랄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꾸준히 하고 싶습니다."(안치홍)
"야구를 야무지게 잘하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근성 있고, 끈질긴 선수의 대명사가 될 수 있을까요?"(노수광)
▶삼성 라이온즈=김상수 박해민 정인욱
삼성 김한수 감독은 "올해 달라진 김상수를 기대하라"고 호언장담했다. 데뷔 시즌부터 주전으로 뛴 유격수 김상수는 올 시즌이 끝나면 첫 FA 자격을 얻는다. 팀은 그에게 주장 완장을 채웠다. 스스로 책임감을 느끼고, 더 발전하는 시즌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리그 최고의 수비력으로 평가받는 중견수 박해민과 투수 정인욱도 1990년생이다. 스프링캠프 기간에 부상으로 잠시 쉼표를 찍었던 박해민은 차질 없이 시즌 준비에 돌입했고, '기대주' 꼬리표를 단 정인욱도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칼을 갈았다.
"이제는 더이상 어린 나이가 아니죠. 주장이라는 중책을 맡은 만큼, 더 책임감을 가지고 노력해서 팀에 도움되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김상수)
"저는 아직 주축 선수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래도 주변에서 '주축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씀들을 해주시는 만큼 기대에 보답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박해민)
▶넥센 히어로즈=박동원
넥센의 '안방마님' 박동원의 포부는 남달랐다. 군 제대 후 합류해 2014시즌부터 1군에서 자리를 잡은 그는 지난 2년간 넥센의 주전 포수로 활약해왔다. 지난해 겨울 결혼해 가정도 꾸렸다. 동기 중에서는 이른 편이다. 그만큼 책임감이 더 무거워졌다.
"베이징올림픽 때 1982년생 선배님들이 주축으로 우승을 이끌었잖아요. 이제는 우리 동기들이 더욱 잘해서, 3~4년 후에는 국가대표의 핵심 전력이 되고 싶어요."(박동원)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