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우리은행 위비가 통합 5연패를 달성했다. 위성우 감독의 어떤 면이 우리은행을 강팀으로 만들었을까.
위성우 감독은 소문난 완벽주의자다. 훈련도, 경기도 '대충대충'이 없다. 우리은행의 훈련은 6개 구단 중 가장 혹독하기로 유명하다. 비시즌에는 입에서 단내가 날 정도로 훈련량이 많다. 시즌 중에는 경기가 없는 날 오전, 오후, 밤으로 나뉘어 강도 높은 훈련이 이어진다.
기본에 충실한 훈련이다. 매번 훈련 때 마다 1시간 정도 달리기 등 기초 트레이닝을 한다. 기초 체력을 꾸준히 길러주기 위해서다. 우리은행 선수들이 시즌 막바지까지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이유도 기초를 중시하는 훈련 방법 덕분이라는 시각이 많다. 위성우 감독은 늘 "내 스스로가 대충대충 하는 것은 참을 수 없다"고 했다.
그래도 유연한 변화는 있다. 위성우 감독은 지난 1월 말 10경기를 남기고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후 이례적으로 "파이널라운드까지는 작전 시간을 갖지 않겠다. 선수들에게 능동적으로 맡기겠다"고 했었다. 물론 몇 경기 지난 후 "상대팀에게 예의가 아닌 것 같다"며 작전 시간을 다시 시작했지만, 5년 연속 통합 우승을 하면서 선수들과 끈끈한 유대감과 신뢰가 쌓였다.
이번 챔피언 결정전을 앞두고도 예년에 비해 훈련량을 훨씬 줄였다. 위 감독은 "예전에는 내가 많이 불안해서 챔피언 결정전을 준비할 때도 훈련을 많이 시컸다. 이제는 우승을 몇 년 간 같이한 선수들이니 믿음이 없다면 거짓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언제나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 매년 우리은행이 우승 1순위지만, 개막 직전 미디어데이가 열리면 위성우 감독은 "플레이오프 진출만 했으면 좋겠다. 올해는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엄살(?)을 부린다. 챔피언 결정전 3차전을 앞두고도, 전문가들이 압도적인 우리은행의 우세를 점쳤음에도 "경기는 끝까지 해봐야 안다. 이긴다는 보장이 있나. 최선을 다해 준비해야 한다"며 진지하게 말했다. 결코 방심하지 않는 준비 자세가 우리은행의 완성도를 더욱 높이는 셈이다.
꼴찌를 도맡아 하던 우리은행은 2012년 위성우 감독 부임 이후 놀라운 변화를 겪었다. 이제는 명실상부 한국여자농구를 대표하는 강팀이 됐다.
20일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와의 챔피언 결정전 3차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83대72로 승리하면서, 5년 연속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정규 시즌 역대 최고 승률(0.943) 신기록을 세운 우리은행은 이제 6년 연속 통합 우승에 도전한다.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나 마찬가지다.
그리고 우리은행의 우승 뒤에는 '완벽주의자' 위성우 감독의 완벽한 지휘가 있다. 위 감독을 곁에서 오랫동안 지켜본 관계자들은 "정말 농구 밖에 모르는 사람"이라고 평가한다. 위성우 감독과 우리은행의 발자취는 한국여자농구 역사를 새롭게 써내려가고 있다.
용인=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