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수많은 기회를 잡았던 그녀지만, 결국 마지막 기회 앞에 섰다.
데뷔 3년차 샤넌이 SBS 'K팝스타6-더 라스트 찬스' 생방송에 진출했다. 이미 가수로 활동 중인 그녀의 새로운 도전이 눈길을 모은다.
영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샤넌은 지난 2010년, 12살의 나이로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에 출연해 얼굴을 알렸다. 당시 샤넌은 '오페라의 유령' OST를 불러 뛰어난 가창력과 인형 미모로 주목 받았다.
이후에도 JTBC '히든싱어2'에 아이유 모창자로 등장해 또 한 번 화제가 됐다. 이후에도 KBS 2TV '불후의 명곡2', KBS 1TV '이웃집 찰스', MBC '라디오스타' 등에 출연하며 순조롭게 활동을 이어가는 듯했다. 그런 샤넌이 등장했다는 사실에 스튜디오가 술렁거렸다.
어쩌면 이미 많은 기회를 가졌던 샤넌이 'K팝스타6'에 출연해 주목받는 것은 공정하지 못해 보이기도 했다. 방송에서 나름 이슈의 인물이 되기도 했고, 이미 데뷔해서 앨범까지 낸 터였다. 그런데도 다시 오디션 무대를 찾은 그녀의 눈빛은 절실해 보였다.
샤넌은 2014년 싱글 'Remember You (Feat. 종국 of SPEED)'를 발매했고, 그해 12월 1일 싱글 '새벽비'를 통해 정식으로 데뷔했다. 하지만 방송에서 화제성에 비해 음악 활동으로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꿈을 이뤘다는 기쁨도 잠시, 치열한 가요계에서 프로로 인정받는 것은 만만치 않았다. 그녀의 이미지는 그저 노래 잘하는 혼혈 소녀에 머물렀다. 예능 출연으로 관심을 받았지만 샤넌의 꿈은 가수였다.
그런 샤넌은 'K팝스타6'의 부제 '더 라스트 찬스'에 부합하는 참가자였다. "정체성을 찾고 싶다"라는 그녀의 말에서 수많은 기회가 있었지만 진짜 기회를 움켜쥐지 못한 아쉬움이 느껴졌다. 오히려 종전의 기회들이 지금의 샤넌에게는 넘어서야 할 벽이었다. 대중 속에 각인된 이미지를 지우고 가수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남보다 몇 배 더 노력이 필요했다.
이날 패자부활전 무대에서 샤넌은 이제까지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힘을 완전히 빼고 부른 수지의 '행복한 척' 무대에서는 샤넌 특유의 파워풀한 가창력을 느낄 수 없었지만 진심이 전해졌다. 심사위원들 또한 가사와 맞아 떨어진 샤넌의 상황이 시너지가 돼 묘한 감동을 안겼다는 평을 남겼다.
"자신에게 행복이 무엇이냐"는 말에 선뜻 답하지 못하고 눈물을 흘린 샤넌. 양현석은 "행복이란 무엇인가를 이뤘을 때 느끼는 게 아니라 무언가를 꿈꾸고 있을 때 느끼는 것 같다. 여기 있는 참가자들은 모두 본인이 이루고자 하는 꿈이 있지 않나"는 조언으로 샤넌의 마음을 어루만졌다.
많은 기회를 손가락 사이로 흘려보낼 수밖에 없었던 샤넌. 늘 마지막처럼 최선을 다한 그녀에게 무슨 죄가 있을까. 기회가 많았지만 다시 무대에 올랐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좌절의 순간을 겪었다는 것이기도 하다. 지쳐 쓰러질 수도 있었지만 그녀가 멈추지 않는 것은 양현석의 말처럼 꿈이 있기 때문이다.
패자부활전으로 생방송 진출권을 따낸 그녀가 'K팝스타6'를 통해 꿈을 향한 마지막 기회를 꽉 움켜쥐길 기대해 본다.
ran61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