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현택 기자] 삶과 가족이 어떻게 늘 단란하고 '알콩달콩'하기만 할까.
KBS 2TV'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는 '화려한 연예인 가족의 삶'을 조명하지 않는다. 졸혼(백일섭)·만혼(정원관)·조혼(일라이). 평균보다 '특이한' 세가지 지점에 서 있는 그들의 삶을 비추자, 그 점들을 이은 '삼각형' 안에 웃음은 물론 눈물과 현실 공감의 요소까지 담기고 있다. 나이든 남편과 아버지, 미운 사위와 장모님, 철없는 아들과 어색한 며느리의 이야기들이 시청자의 가슴 어딘가를 구석구석 파고든다.
톱스타 한명 없는 시즌2. 그런데 시청률은 시즌1을 2배 이상 상회(15일 6.6%, 이하 닐슨코리아)하고, 또한 계속 상승하는 중이다. 또한 포털사이트와 커뮤니티, SNS 상에서 느껴지는 화제성은 시청률의 숫자보다 크다.
15일 오후 방송된 '살림즌2'에서 백일섭은 돌아가신 어머니를 떠올리며 참회한다. 정원관은 자신과 7살밖에 차이나지 않는 장모님과 시간을 보내며, 일라이는 아내와 함께 10년만에 미국의 가족을 방문한다.
백일섭의 하루는 애처로웠다. 졸혼 후 본집을 두번째로 찾았다는 그가 대문 앞에서 차마 초인종을 누르지 못하고, 아들을 불러내 사탕봉지를 건네는 모습에 작아진 이 시대 아버지의 모습이 보인다. 눈물겨운 장면.
정원관과 그 장모님의 관계는 정겨운 줄다리기다. 생일을 맞이한 사위에게 호텔급 밥상을 차려주면서도, "처음에 딸이 결혼한다고 했을 때 띠동갑이라고 했는데 알고보니 더 많았다"며 "17살 차이 신랑을 데려왔다"고 말해 시청자를 웃게 했다.
상의도 없이 10살 연상 아내와 혼인신고를 올린 일라이와 그런 아들, 며느리를 맞이하는 부모님의 모습에는 한 차원 높은 '사랑'이 있었다.
일라이 부모님은 "아들이 밉기도 했다. 빼앗겼단 마음에 아들은 봐도 며느리는 안 보려고 했다"라고 말했지만 "며느리가 너무 착하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우리가 그렇게 바라보지 말아야 겠단 생각을 하고 받아들이니 너무나 착하고 현명한 며느리였다"고 말했다. 미운 마음, 서운한 마음은 잠시, 결국 자식을 안아주고마는 넓은 가슴의 우리 부모님의 모습이 거기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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