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메이저리거들이 위태롭다. 팀에서 주전선수로 확실히 자리잡은 선수는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뿐인 듯하다. 오승환은 마이크 매시니 세인트루이스 감독으로부터 이미 올시즌 마무리로 인정받았다. 매시니 감독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으로 뛰었던 오승환이 복귀한 것이 "솔직히 기쁘다"고 말할 정도로 신임이 강하다. 하지만 다른 선수들은 아직도 개막전에 뛸 것이라고 확신할 수 없다.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와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는 그나마 주전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선수들이다. 박병호는 이미 MLB.com이 15일(이하 한국시각) 주전 지명타자로 예상했다. 시범경기에서 22타수 9안타 3홈런 6타점으로 4할9리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박병호는 경쟁자 케니스 바르가스 대신 개막전에서 지명타자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
김현수는 지난 14일까지 3경기 연속 안타를 때려내며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지만 조금 불안하다. 타율도 2할8푼6리로 괜찮은 편이다. 하지만 15일 경기에는 결장했다. 벅 쇼월터 볼티모어 감독은 아직도 김현수에 대해 완벽한 믿음을 가지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날 결장에 대해 "김현수에게 휴식을 주고 싶었다"고 했다. 하지만 이날 상대 선발이 좌완투수였다는 것이 왠지 꺼림칙하다. 쇼월터 감독이 아직도 좌완을 상대하는 김현수에 대해 신뢰하지 못하는 것 아닌가 해서 말이다.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는 시범경기 성적이 만족스럽지 못하다. 텍사스 지역매체인 포트워스 스타텔레그램은 지난 2일 '텍사스가 7년 1억3000만달러에 추신수를 잡은 것은 끔찍한(horrendous) 계약이다'라며 박찬호까지 들먹였다. '레인저스 부상자 명단의 플래티넘 회원'라는 불편한 표현까지 내놨다. 하지만 추신수는 14일 경기에서도 무안타에 그쳤고 15일에는 결장했다. 시범경기 타율은 1할2푼5리에 불과하다.
황재균(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은 신인치곤 괜찮은 성적을 거두고 있지만 초청선수라는 신분이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15일에도 황재균은 4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3할4푼6리의 성적을 기록중이지만 초청선수가 메이저리그 개막전 로스터에 들어가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현지에서는 이미 황재균이 트리플A 새크라멘토 리버캐츠에서 시즌을 시작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2년만에 돌아온 류현진(LA 다저스)의 앞길도 평탄하지만은 않다. LA지역지 LA타임스는 다저스의 예상 선발로테이션에서 류현진을 빼놨다. 클레이튼 커쇼, 리치 힐, 마에다 겐타와 함께 선발진을 구성하는 투수로 브랜든 매카시와 알렉스 우드를 예상했다. 뉴욕포스트 역시 같은 선수를 꼽았다. ESPN만 '마지막 5선발 자리를 놓고 우드와 류현진이 경쟁할 것'이라고 전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