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김래원(36)이 '해바라기'(06, 강석범 감독)의 명대사인 "속이 후련했냐?"에 대해 "지금까지 회자돼 개인적으로는 기쁘다"고 말했다.
범죄 액션 영화 '프리즌'(나현 감독, 큐로홀딩스 제작)에서 검거율 100%로 유명했지만 뺑소니, 증거 인멸 등으로 입소한 전직 꼴통 경찰 유건을 연기한 김래원.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가진 스포츠조선과 인터뷰에서 영화 속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1997년 MBC 청소년 드라마 '나'를 통해 데뷔, 단번에 '라이징 스타'로 떠오른 김래원. 그는 1998년 SBS '순풍산부인과', 1999년 KBS2 '학교2'·KBS2 '전설의 고향 - 신조', 2000년 SBS '도둑의 딸', 2001년 KBS2 '인생은 아름다워'·MBC '우리집', 2002년 MBC '내 사랑 팥쥐', 2003년 MBC '눈사람'·'옥탑방 고양이', 2004년 MBC '사랑한다 말해줘'·SBS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 2006년 MBC '넌 어느 별에서 왔니', 2008년 SBS '식객', 2011년 SBS '천일의 약속', 2014년 SBS '펀치', 2016년 SBS '닥터스'까지 히트 드라마를 연달아 터트리며 명실상부 '안방극장 스타'로 군림했다.
김래원의 활약은 충무로에서도 상당했다. 1998년 개봉한 영화 '남자의 향기'(장현수 감독)로 첫 발을 들인 김래원은 데뷔 초였던 2000년 개봉한 '청춘'(곽지균 감독)에서 전라 노출 파격적인 정사연기를 선보였고 그 해 '제21회 청룡영화상' 신인남우상을 수상하며 화제를 모았다. 무엇보다 김래원은 드라마를 통해 지고지순하고 헌신적인 '로맨스킹'의 면모를 보인 반면 스크린에서는 영화 '미스터 소크라테스'(05, 최진원 감독) '해바라기' '강남 1970'(15, 유하 감독), 그리고 '프리즌'까지 선굵은 강렬한 남성미를 과시하는 작품을 선택해 연기 폭을 넓혔다. 특히 '강남 1970' 이후 '프리즌'으로 2년 만에 관객을 찾은 김래원은 전작보다 더욱 농익은 남성미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김래원은 "'프리즌'을 촬영하면서 힘들긴 힘들었다. 거꾸로 메달리기도 했고 액션도 많았다. 11년 전 나왔던 '해바라기' 때만 해도 열정만 가지고 과하게 연기했던 것 같다. '해바라기' 마지막 신을 찍고 일주일간 링겔을 맞기도 했다. 이제는 나도 노하우가 생기고 요령도 생겨 에너지를 조절하는 법을 터득했다. 남는 에너지를 힘들어 하는 스태프들에게 쏟을 수도 있고 주변에 힘을 주기도 한다. 과거엔 주변이 안 보였다. 그때는 '루키'였지 않나. 내가 열심히 해야 다 잘되는 줄 알았다"고 웃었다.
그는 "이제는 주연이 할 일을 알게 됐다. 어디서 제 또래의 배우가 한 인터뷰를 봤다. 현장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걸 다 하고 싶다. 그런데 현장이 못 따라간다고 하더라. 이해는 되지만 지금의 나는 주변 조차도 끌고 가야 주연이라고 생각한다"며 소신을 밝혔다.
김래원은 '해바라기'의 이야기가 나온 만큼 명대사인 "꼭 그렇게 다 가져가야만 속이 후련했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프리즌'에서는 '해바라기'만큼 유행어가 될 대사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생각해보니 11년 전 영화인데 아직도 그 영화의 대사를 기억해준다는 게 정말 기쁘고 대단한 것 같다. 반대로 말하면 그 사이에 '내가 제대로 된 연기를 안 보여준 게 아닌가?'라는 아쉬움이 남기도 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그 대사를 이용해 패러디한 동영상을 찾아봤는데 배우가 연기하는 것 보다 일반인이 한 패러디가 더 재미있더라"고 덧붙였다.
한편, '프리즌'은 감옥에서 세상을 굴리는 놈들과 그들의 절대 제왕, 새로 수감 된 전직 꼴통 경찰이 얽힌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한석규, 김래원, 정웅인, 조재윤, 신성록이 가세했고 '남쪽으로 튀어' '마이웨이' '마당을 나온 암탉' 등을 집필한 나현 감독의 첫 상업영화 데뷔작이다. 오는 23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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