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롯데만 생각하겠습니다."
6년만의 귀환, '부산 사나이' 이대호가 사직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롯데 자이언츠는 14일 홈에서 SK 와이번스와 시범경기 개막전을 치렀다. 그러나 이대호는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지난 9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만전에서 헬멧에 사구를 맞고 난 뒤 후유증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이다. 컨디션 조절이 필요하다. 경기전 조원우 감독은 "오늘, 내일은 상황이 되면 대타로 나갈 수 있다"면서 "주말 경기부터 선발로 출전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대호는 그러나 이날 타격과 수비 훈련 모두 소화했다.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움직이는데는 문제가 없는 상태.
올초 롯데와 4년 150억원의 계약을 맺고 돌아온 이대호는 WBC서 맞은 사구에 대해 "머리보다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이번 WBC 대표팀은 1승2패로 1라운드를 통과하지 못했다. 팬들의 실망이 이루 말할 수 없는 상황. 이대호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대호는 "아쉽지만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시즌이 다가오는데 (팀에서)더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6년만에 찾은 사직구장에 대해서는 "전광판하고 라이트 시설이 예전보다 더 좋아졌다. 공기도 좋고, 날씨도 풀려서 기분도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대호는 출전 계획에 대해 "오늘은 쉬고 내일은 대타로 나갈 것 같다. 주말부터는 스타팅으로 출전하고 싶다"고 소개했다.
이대호가 합류한 롯데는 지난해보다 타선이 강화됐다는 평가다. 포스트시즌 진출이 목표인만큼 이대호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이대호는 "팬들의 관심과 (개인적인)부담이 섞여있는 것 같다. 그런 것은 우리한테 좋은 것이다. 잘 뭉쳐서 잘 하면 팬들이 많이 찾아주실 거라고 믿는다"면서 "팀적으로 잘 모르지만 우리가 좋은 팀인 것은 맞다. 충분히 올라갈 수 있다. 잠재력을 발휘하면 서로 맞추면서 올라갈 것"이라고 했다.
특히 이대호는 "우리가 좋은 젊은 투수들이 많다. 그들이 이기는데 재미를 붙이면 된다고 본다"며 기대감도 나타냈다.
그래도 아직은 WBC 탈락의 아쉬움이 남아있는 느낌이다. 이대호는 "WBC서 못했기 때문에 실망을 많이 하고 계시다는 얘기도 들었다. 아쉽고 가슴이 너무 아프다"며 "10년 넘게 대표팀에서 뛰었는데 마지막에 내가 못했기 때문에 안된 것 같다. 감독님, 선수들 모두 고생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대호는 "이제는 다 잊고 좋은 추억은 간직하고 마지막 추억은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 이제는 롯데만 생각하겠다"며 의지를 드러냈다. 부산=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