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카이돔 개장 기념, KBO리그의 성장 축하와 붐업, 국제 야구무대에서의 발언권 제고 등. WBC 서울유치는 여러 타깃을 겨냥했다. 결과는 사상 최악의 WBC참사. 이스라엘과 네덜란드에 연패를 당하며 9일 대만전 결과에 상관없이 2라운드 진출이 좌절됐다.
양해영 KBO 사무총장은 9일 대만전에 앞서 "책임을 통감한다. 리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여러가지 방안을 마련할 생각이다. 스트라이크 존을 손보는 것 뿐만 아니라 경기력 향상을 위해 구단과 KBO, 야구인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 중대한 위기상황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 총장은 "선수들도 마음가짐을 바꿔야 한다. 연봉을 받는 소속팀에서의 활약이 중요하다는 것은 알지만 국가대표로서의 명예와 자긍심을 마음에 새겨야 한다. 대표팀의 성과는 야구 활성화를 위한 밑거름이 된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결국은 선수 본인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한국야구가 살아야 KBO리그도 살고, 팀도 산다.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KBO리그는 지난해 830만관중을 돌파하며 국내 최고인기 스포츠로 굳건히 자리잡았다. 아직 리그 자립화까지는 갈길이 멀지만 선수들은 이미 성장 열매를 독식하고 있다. FA몸값은 지난해말 처음으로 100억원을 돌파했고, 이대호(롯데)는 4년간 150억원을 받는다. 10승이 가능한 FA선발투수는 80억원, 90억원이 협상 출발점이다. 몸값 거품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지만 선수들만은 하늘 높을줄 모르고 치솟는 몸값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대표팀 현실은 어떠한가. 리그 활성화와는 반대로 가는 대표팀 경기력, 선수구성 단계부터 곳곳에서 파열음이 생긴다. 경기중에는 열정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양 총장은 해결방안으로 청소년 선수들을 중심으로 국가대표 상비군 제도를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아직은 구상단계. 양 총장은 "여러 방안 중 하나지만 가능성 있는 어린 선수들에게 좋은 훈련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대표팀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본다. 아마야구와의 연계를 통한 교육 내실화가 핵심이다. 궁극적으로 프로야구, 국가대표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고척=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