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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거, 도쿄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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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와 프로 구분없이 세계 최고 선수가 출전하는 하계올림픽에 예외 종목이 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마지막으로 정식 종목에서 제외됐던 야구가 그랬다. 참가국들은 메이저리그 선수없이 자국 리그 선수, 마이너리거로 대표팀을 구성했다. 하계올림픽이 메이저리그 시즌중인 8월에 진행된다는 점이 걸림돌이 됐다.

2012년 런던올림픽,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을 건너뛴 야구는 우여곡절끝에 2020년 도쿄올림픽에 복귀한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지난해 8월 리우데자네이루 총회에서 스케이트보드, 클라이밍, 가라테와 함께 야구-소프트볼을 도쿄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했다. 그런데 이전에 비해 위상이 많이 떨어졌다. 본선 참가국이 6개국에 불과하다. 개최국 일본이 주도해 어렵게 정식 종목이 됐지만, 여전히 입지가 불안해 보인다. 전세계적으로 야구 저변이 넓지 않고, 최고 선수가 참가하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다.

도쿄올림픽에서 메이저리그 선수들을 볼 수 있을까.

최근 한국과 일본을 방문한 롭 맨프레드 메이저리그 커미셔너가 이 문제를 언급했다. 한국과 이스라엘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개막전에 맞춰 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을 찾은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야구가 2020년 도쿄올림픽 정식 종목에 포함된다는 것은 기쁜 일이다. 논의가 진행되지는 않았지만 최대한 협력하려고 한다"고 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선수가 올림픽에 참가하려면 리그를 중단해야한다는 말을 잊지 않고 덧붙였다.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일본에서도 비슷한 얘기를 했다. 그는 일본 언론과 인터뷰에서 "메이저리그 구단주들이 리그 중단에 대해 부정적이다"면서도 "구단주들과 논의해 유연하게 대응하겠다"고 했다. 희망적인 멘트를 섞었지만 완곡하게 리그를 중단하면서까지 올림픽 출전은 어렵다는 입장 표명으로 들린다.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또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에게서 공식 출전 요청은 물론, 대회 개요에 대해 연락받은 게 없다며, 메이저리그가 올림픽에 소극적이라는 주장을 반박했다.

어쨌든 이전에 비해 미묘한 입장 변화가 느껴진다. 일본 언론은 LA가 2024년 하계올림픽 유치에 나선 게 영향을 줬다고 해석했다. 2014년 하계올림픽 개최지는 오는 9월 페루 리마 IOC 총회에서 결정되는데, LA가 유치에 성공하면 야구가 빠지고 미식축구가 추가 종목으로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메이저리그로선 위기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