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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애, 한 시간 내내 쏟아낸 반전의 사이다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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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수목드라마스페셜 '사임당, 빛의 일기'(극본 박은령, 연출 윤상호, 제작 ㈜그룹에이트, ㈜엠퍼러엔터테인먼트코리아)의 이영애가 한시간 내내 사이다 발언을 쏟아내며 시청자들을 통쾌하게 만들었다.

'사임당, 빛의 일기' (이하 '사임당') 13회 방송분에서 사임당(이영애 분)은 휘음당 최씨(오윤아 분)의 자모회 부인들 소집요청에 따라 중부학당을 찾아가는 내용이 그려졌다. 그 자리에서 그녀는 아버지의 직업과 품위손상 등을 트집잡아 현룡(정준원 분)을 퇴교시키겠다고 벼르는 휘음당 최씨(오윤아 분)과 서씨(전수경 분)와 마주했다. 사임당은 "부친이 관원이 아닌 것이 아이의 배움과 상관이 있습니까?", "돈 많고 명예 있는 아비만, 좋은 아비인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라는 말과 함께 묵자와 도연명의 행적을 언급하면서 차츰 내공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 그리고는 "동의할 수도 없고 이해할 수도 없는 규약입니다. 대체 이런 학칙을 누가 정했다는 말입니까?"라고 말하더니 이내 종이만드는 일을 꼬투리잡는 휘음당을 향해서는 "박꽃은 그 행색은 초라하나 한 덩이의 박으로 많은 식구들을 먹여 살리기에 충분하고, 연꽃은 비록 화려하나, 그 열매는 대추나 밤만 못한 법입니다!"라며 일침을 가했다.

이에 밀리고 있음을 깨달은 휘음당은 급기야 기묘사화에 연루되었던 신명화(최일화 분)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 사임당은 이에 굴하지 않으며 아버지를 옹호한 것. "설령 아비가 죄가 있다 한들 아비의 죄를 자식이 고발하지 않고 숨겨주는 것이 정직이며, 그것이 곧 인정이라고 '효경'에도 쓰여 있습니다. 헌데, 어찌 아비의 죄를 그 자식에게 물어 연좌시킬 수 있겠습니까?"라고 거침없이 발언한 것이다.

그러다 잠시 후 휘음당의 계략으로 사임당의 옷에 쏟아질 차가 다른 부인의 옷자락에 쏟아지는 일이 발생했다. 이에 이 여인은 울상이 되고 말았는데, 이때 사임당은 그 치마를 펼치고는 붓을 들더니 순식간에 싱싱한 포도알과 덩굴을 그려내며 한폭의 그림 '묵포도도'를 완성시켰다. 이에 휘음당은 "사임당이 붓을 쥐었다"라며 놀랐고, 자모회 부인들 또한 그녀의 현란한 붓놀림으로 완성된 실제를 방불케하는 포도 그림에 놀람을 금치 못하고 말았다.

특히, 사임당 발언의 백미는 바로 그 다음부터 시작되었다. 그녀는 자모회 부인들 앞에서 "현룡을 자진 출재시키겠다"라고 말하더니 이내 휘음당을 향해서는 오래전 운평사에서 구해준 사연에는 고맙다는 말과 함께 고개를 꾸벅 숙였다. 하지만 그녀를 향한 예의는 거기까지 였다. 이어 작심한 사임당은 "어찌하여 양반가의 정실부인 자리까지 올랐는지는 모르나, 그 마음 씀만은 예전만 못한 듯 싶습니다", "겉은 화려한 나비일지 모르나 속은 여전히 애벌레인 것이지요"라는 발언으로 휘음당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그리고는 "중부학당 자모회 수장자리가 다른 이를 짓밟고 상처 주면서까지 그토록 지켜내야 할 절대 가치라면, 댁은 계속 그리 사시오"라며 쐐기를 박았다. 결국 휘음당은 사임당이 그린 묵포도도치마를 몰래 입수해 태웠고, 당시 열패감에 눈물마저 떨군 것이다.

한시간 내내 이어진 사임당의 사이다 발언에 많은 네티즌들은 "애벌레, 댁은 계속 그렇게 사시오. 멋졌어요 사임당!", "한시간이 너무 짧게 느껴지네요. 아주아주 재미있어요. 어머니로서의 사임당 모습은 참 현명하고 지혜롭고 본받고 싶다는 생각이 여러 번 들었습니다. 여전히 음악은 영상을 잘 살려주고 있네요. 다음회도 기대되요", "이영애씨의 섬세한 연기, 그리고 핵사이다 말투가 너무 마음에 듭니다, 오늘도 본방사수하렵니다", "오늘 사임당 이영애님 걸크러쉬, 사이다였어요"라며 호응을 보내고 있다.

'사임당, 빛의 일기'는 한국미술사를 전공한 시간강사 서지윤(이영애 분)이 이태리에서 우연히 발견한 사임당(이영애 분) 일기에 얽힌 비밀을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풀어내는 퓨전사극이다. 일기 속에 숨겨진 천재화가 사임당의 불꽃같은 삶과 '조선판 개츠비' 이겸(송승헌 분)과의 불멸의 인연을 작가의 상상력을 더해 아름답게 그려낸다. 매주 수,목요일 밤 10시에 SBS-TV를 통해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14회는 9일에 방송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