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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위기의 오디션, 변해야 산다...자극 대신 원석 찾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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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영웅 기자] '기적'을 노래하던 엠넷 '슈퍼스타K'가 잠정 휴식기에 들어간다. 무려 10년 가까이 오디션 서바이벌의 전성기를 이끌었지만, 대표 프로그램의 몰락은 음악예능의 한계를 보여주는 예다.

오디션 프로그램은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방송 포맷이다. 보통사람이 스타가 되는 시대, 누군가는 진실된 목소리 하나로 스타덤에 올랐고 꿈을 위한 도전은 감동의 인생 역전 드라마를 일궈냈다. 이후 '슈퍼스타K'는 오디션 붐을 타고 대표 서바이벌 프로그램으로 성장했고, 허각 존박 등 가요계에 많은 스타를 배출했다.

오디션 프로그램은 전세계적인 트렌드였고 여전히 처치곤란인 걱정거리다. '흙수저'의 인생역전 스토리가 진정성을 얻기 위해서는 무대 뒤 스토리가 더욱 중요하다. '슈퍼스타K'가 서인국, 허각, 존박, 울랄라세션 이후 스타를 찾지 못한 건 프로그램의 방향성 문제도 있지만 그 과정에서 실력에 대한 믿음도 깨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8번째 시즌을 맞이한 '슈퍼스타K'는 전국민 오디션이란 타이틀이 민망할 정도로 추락했다. 무려 7명의 심사위원 제도를 도입하고 점수 산정 시스템을 재정비하는 등 반등의 기회를 노렸지만 시청률 1%를 겉돌다가 막을 내렸다. 지난 2010년 허각과 존박이 우승 자리를 놓고 각축을 벌이던 때에 비하면 매우 초라한 성적이다.

처음부터 예정된 결과였고, 마지막까지 반전도 논란도 없었다. 초반부터 '지리산 소울' '지리산 소년'으로 화제가 된 김영근에 모든 관심이 집중됐고, 결승전 마저 그랬다. '어차피 우승은 김영근'이란 말이 어색하지 않은 정도였다. 김영근과 비견될만한 경쟁자는 등장하지 않았고 방송은 결국 뻔한 결과로 마무리됐다. 프로그램의 가장 큰 매력인 긴장감이 한 없이 떨어지니 자연스레 화제성도 시청률도 좀처럼 주목받지 못하는 게 당연했다.

스스로 한계를 느낀 프로그램이 잠정 휴식을 택한 건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다.

무엇보다 방송의 묘미는 '의외성'에 있다. 의외의 인물을 화제의 스타로 바꿔놓는 오디션 서바이벌의 특성상, 이 포인트는 프로그램을 살리는 핵심이다. 거대한 팬덤없이 노래 한 번 알리기 힘든 요즘 세상에서 잘 키운 음악 예능은 무명 가수를 단 번에 스타로 만들었고, '슈퍼스타K' '위대한 탄생' 'K팝스타' 등 무명 스타들의 오디션은 물론 '투유 프로젝트 슈가맨' '불후의 명곡' '너의 목소리가 들려' '쇼미더머니' '히든싱어' '복면가왕' '팬텀싱어' '언프리티랩스타' '고등래퍼'까지 형식만 다를 뿐 많은 오디션 프로그램이 쏟아지고 있다.

가장 트렌디한 소재를 택해 경쟁을 붙이는 자극적인 포맷으로 화제성을 일으키고 시청률을 얻는다는 점은 방송사가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놓을 수 없는 이유다. 더 이상 음악만 잘해서는 생존할 수 없는 환경에서 방송을 타고 이슈가 돼야 그나마 노래를 알릴 수 있는 게 현실. 게다가 방송 출연도 기획사의 규모가 커야 가능한 일이니 그들간의 격차는 더욱 벌어지는 게 사실이다. 이렇게 방송의 힘이 막강해진 만큼, 그들의 책임있는 태도가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화제가 되는 프로그램이라면 논란도 서슴치 않는게 요즘 가요계 현실이다.

'슈퍼스타K'가 국민적인 신드롬을 일으켰던 이유는 의외성에 있다. 일반인에게도 꿈의 기회가 열리고 많은 이들이 공감, 더 나아가서는 통쾌함 마저 느꼈다. 많은 오디션 프로그램이 이제 자극이 아닌, 진짜 원석을 찾을 때다.

hero16@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