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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안재형 女탁구감독"中과 1대100싸움, 지고픈 맘 1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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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의 싸움은 1대 100의 싸움이지만, 지고 싶은 마음은 단 1도 없다."

안재형 여자탁구대표팀 신임 감독의 취임 일성이다. 대한탁구협회는 9일 2017년 중국 우시아시아선수권과 뒤셀도르프세계선수권을 준비할 새로운 코칭스태프 라인업을 발표했다. 김택수 미래에셋대우 총감독을 남자대표팀 감독으로, 안재형 리우올림픽대표팀 남자대표팀 감독을 여자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 복식 동메달리스트 출신인 안재형 감독은 남자대표팀 감독에서 여자대표팀 감독으로 자리를 옮겼다. 최근 4강권에서 멀어진 여자탁구대표팀의 부활을 위해 협회는 중국인 코칭스태프 영입을 고민했고, 이 과정에서 1988년 서울올림픽 복식 동메달리스트이자 중국 탁구스타 출신 사업가 자오즈민의 남편으로 '중국통'인 안 감독을 최적임자로 낙점했다. 2015년 3월 이후 태릉선수촌에서 선수들과 동고동락하며 최근 대표팀의 전력과 분위기를 가장 잘 파악하고 있고, 중국인 코치와 소통을 통해 최고의 결과물을 이끌어낼 수 있는 지도자라는 판단에서다.

안 감독은 "정말 힘든 일을 맡게 됐다"고 했다. "객관적으로 여자팀이 남자팀보다 어려운 상황이다. 남자는 4강에 근접해 있지만 여자는 그렇지 못하다"고 했다. 그 어려운 일을 하기로 결심한 이유는 '중국인 코치 영입' 때문이다. "실업팀 지도자들의 의견이 중국코치를 영입하자는 데 모아졌다. 침체된 여자탁구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중국코치의 힘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제가 도움을 주는 게 좋지 않나 생각했다"고 했다. "우리 시스템이나 언어, 문화, 선수들의 성향이 파악 안된 상황에서 중국 지도자가 올 경우 적응이 쉽지 않을 것같았다. 우리 선수들이 중국 코치로부터 새 기술을 최대한 끄집어낼 수 있도록 서포트하고 잘 이끌겠다"고 밝혔다.

'상남자' 안 감독에게 여자대표팀은 새로운 도전이다. 안 감독은 첫미팅 때 선수들에게 "나는 여자팀을 많이 안해봤다. 지나친 이해는 기대하지 말아달라. 나는 남자 스타일이다"라고 화통하게 말했다. 위기의 여자대표팀 수장으로서 타협없는, 강인한 훈련을 예고했다.

새로 구성된 여자대표팀에는 김경아 서효원 등 수비수가 2명이다. 추천이 아닌 선발전에서 수비수 2명이 뽑힌 것은 처음이다. 안 감독은 "그만큼 공격선수들이 수비수를 다루는 데 능숙하지 못했다는 뜻도 된다. 공격선수들이 수비를 다루는 기량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고 평가했다. 태릉에 컴백한 '맏언니 깎신' 김경아에 대한 찬사와 기대도 빼놓지 않았다. "김경아 선수는 정말 대단하다. 기량은 물론 자기관리, 체력 모든 것을 갖췄다. 전성기 때보다 더 여유가 생겼고, 더 잘하는 것같다"고 했다. 후배들의 분발도 촉구했다. "한편으로는 나머지 선수들의 기량이 못올라온다는 것이 여자탁구의 현실이다.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인정해야 한다. 그래야 발전한다."

목표는 그 어느 때보다 확고했다. "뜬구름 잡듯이 메달 따겠다는 생각만으로는 힘들다. 분명한 목표를 두겠다. 선수들에게도 말했다. 중국 빼놓고 일본, 싱가포르, 홍콩 등 나머지 팀은 다 이겨야 한다.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코치와의 시너지를 통해 만리장성을 넘을 각오를 드러냈다. 중국어에 능통한 안 감독은 2015년 쑤저우세계선수권 당시 류궈량 중국대표팀 감독과 나란히 벤치를 보며 쉬신-양하은조의 혼합복식 우승을 이끈 경험이 있다. "중국과는 1대100의 대결이다. 1대100이라 하더라도 지고 싶은 마음은 단 1도 없다. 그 1로써 반드시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다짐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