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덩이'라는 말이 딱 어울린다.
울산 현대가 '오르샤 효과'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K리그 3년차인 올해 울산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뒤 초반부터 팀 공격의 핵심으로 발돋움 했다. 오르샤가 본격적으로 그라운드에 선을 보인 지난달 28일 브리즈번(호주)와의 2017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E조 2차전에 이어 4일 포항과의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개막전까지 승리를 거머쥔 울산 팬들이 환호하고 있다.
오르샤는 울산의 겨울이적시장 '히든카드'였다. 당초 오르샤를 탐낸 팀은 울산이 아니었다. K리그 우승후보로 거론되는 팀들이 오르샤에 주목했다. K리그에서 두 시즌을 보낸 '검증된 외국인 선수'라는 메리트가 컸다. 섀도 스트라이커 자리 뿐만 아니라 측면에서도 활용 가능한 다재다능함, 외국인 선수임에도 동료들과 팀플레이를 즐기는 점 역시 강점으로 꼽혔다. 하지만 오르샤를 사로잡을 '한방'이 없었다.
울산은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우승'을 원하는 오르샤의 갈망이 구단의 목표와 궤를 함께 한다는 점을 역설했다. 현역시절 울산에서 김병지와 한솥밥을 먹었던 오르샤의 에이전트(브랑코 후치카) 역할도 컸다.
김 감독은 "오르샤가 그동안 경기를 많이 뛰고 싶어하는 것 같더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후반기 중국 슈퍼리그(창춘 야타이)로 이적한 뒤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하다 보니 아쉬움이 컸던 것 같다"며 "팀에 합류한 뒤 전남 시절 함께 뛰었던 이종호나 같은 크로아티아 출신인 코바가 잘 도와주더라. 오르샤 본인도 열심히 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더 열심히 해야죠"라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잘 뽑은 외국인 선수 한 명의 존재는 열 명의 국내 선수 몫이 부럽지 않은 법이다. 오르샤를 데려오며 겨울 이적시장을 화룡점정 한 울산의 발걸음은 그 어느 때보다 가볍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