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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네덜란드 메이저리거들 위력, 레벨이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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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거. 뭐가 달라도 달랐다. 확실히 다른 레벨의 선수들이었다.

한국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은 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네덜란드와의 예선 라운드 두 번째 경기에서 0대5로 완패했다. 변명이 필요없는, 공-수 모두에서 밀린 경기였다.

사실 네덜란드는 이번 대회 개막 전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2013년 3회 대회에서 우리에게 큰 아픔을 안겼던 메이저리그 유망주들이, 어엿한 빅리거로 성장해 다시 참가한 대회였기 때문. 특히, 내야수들은 화려함 그 자체였다. 대표팀 김인식 감독이 "메이저리그 준 올스타급"이라고 평가했을 정도다.

상무와의 두 차례 연습경기에서 1승1패를 거두며 '해볼 만 하겠는데'라는 생각을 하게 했다. 그러나 본 경기에 돌입하자마자 그들의 집중력 있는 플레이가 빛을 발했다.

먼저 타선.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1회 긴장한 한국 선발 우규민을 상대로 선두 안드렐톤 시몬스(LA 에인절스)가 안타로 출루했다. 2번 주릭슨 프로파르(텍사스 레인저스)는 곧바로 우월 투런포를 쏘아올렸다. 3번 잰더 보가츠(보스턴 레드삭스)도 3루타로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시몬스는 2회 추가점을 뽑는 적시타를, 프로파는 5회 안타 출루 후 도루까지 시전했다.

이들 뿐 아니었다. 메이저리거가 아닌, 네덜란드 로테르담을 홈으로 쓰는 'Door Neptunus'에서 뛰는 9번타자 란돌프 오뒤벌은 쐐기 투런포 포함, 멀티히트에 좌익수로 강한 어깨를 선보였다. 무명으로 얕잡아볼 수 있었던 선수의 파괴력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이들이 진짜 메이저리거라고 느끼게 해준 부분은 수비. 내야 수비는 환상적이었다. 그 중심에는 유격수 시몬스가 있었다. 현재 메이저리그에서도 수비 하나로는 최고로 각광받는 시몬스는 역동작으로 잡아 스텝 없이 1루까지 공을 뿌리는데, 그 공의 속도와 궤적이 스텝을 밟고 던지는 일반 선수의 것과 같았다. 그만큼 어깨가 강하다는 뜻. 3회 서건창의 병살 플레이 때도 역으로 빠져나갈 공을 잡아 군더더기 없는 동작으로 2루에 토스하는 장면이 압권이었다. 병살은 0.1초의 차이로 아웃과 세이프가 갈리는데, 시몬스가 2루까지 공이 가는 시간을 줄여주자 발빠른 서건창도 1루에서 아웃 판정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물론 2루수 조너선 스쿠프(볼티모어 오리올스)의 강한 어깨도 큰 도움이 됐다. 3루수 보가츠도 어려운 타구를 척척 잡아 캐치볼하 듯 1루에 뿌리는데 송구의 정확성과 강도가 어마어마했다. 한국은 이날 11개의 땅볼로 타자들이 죽었는데, 병살만 3개였다. 정말 물샐틈 없는 수비였다.

이날 경기 내-외야에 유독 높이 뜬 타구가 많이 나왔는데, 네덜란드 야수들은 어색한 고척돔 환경에서도 플라이 타구를 척척 처리해냈다.

중요한 건, 이 선수들이 아직 20대 중후반의 젊은 나이라는 점(시몬스(27)-프로파르(24)-보가츠(24)-스쿠프(25)-디디 그레고리우스(27·뉴욕 양키스)). 앞으로 더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선수들이기에 무섭게 보이기까지 한다.

고척=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