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대표팀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반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스라엘은 WBC 1라운드에서 한국과 대만을 연달아 격파했다. 6일 한국전에서 연장 10회 접전 끝에 2대1 승리한 이스라엘은 7일 대만전도 15대7로 완승을 거뒀다.
체력적 불리함을 딛고 얻은 승리다. 이스라엘은 한국전이 밤 11시가 다된 시각에 끝나 피로감을 호소했다. 1-1 동점 상황이 마지막까지 이어져 더욱 압박감이 심한데다 휴식 시간도 충분하지 않았다. 대만전은 다음날 정오에 시작했다.
그러나 기우였다. 타선이 1회부터 터지며 대승을 거뒀다. 9회말 불펜 난조로 4실점 했지만, 이미 점수 차가 넉넉해 승패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2승을 먼저 챙긴 이스라엘은 하루 꿀맛 휴식을 취한 후 오는 9일 네덜란드와 1라운드 마지막 대결을 치른다. 2라운드 진출에 훨씬 유리한 고지를 밟았다.
이스라엘 대표팀을 이끄는 제리 와인스타인 감독은 현재까지의 경기력에 만족해했다. 대만전 승리 후 공식인터뷰장에 들어선 와인스타인 감독은 "우리는 경쟁력이 있는 팀이다. 그래서 대만전도 공격적으로 플레이를 했고, 전체적으로 좋았다"고 미소지었다. 한국전을 앞두고 "약체 평가는 다른 사람들이 보는 관점일 뿐"이라며 자신감을 결과로 증명해냈다.
이스라엘 대표팀은 대부분 유대인 부모, 조부모를 둔 미국 출신 선수들로 구성돼 있다. 접점이 없기 때문에 팀워크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었지만, 현재까지는 빈 틈이 없다. 와인스타인 감독은 "팀을 하나로 뭉치게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선수들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내 역할이다. 우리는 감옥 동료라고 생각한다. 한 배를 탄 가족들"이라며 끈끈한 조직력의 배경을 밝혔다.
이번 대회 초반 이스라엘이 '이변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일본 도쿄에서 열릴 2라운드 진출 가능성이 높다. 현재 페이스라면 그 이상을 바라볼 수도 있다. 그러나 와인스타인 감독은 분위가 들뜨는 것을 경계했다. "아직 2라운드 진출도 확정되지 않았다. 네덜란드전이 남아있지 않나. 지금은 그것만 생각하고 있다"는 그는 "너무 앞서서 생각하면 현재를 제대로 살지 못한다. 지금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척=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