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은 '에이스' 앤디 밴헤켄이 또다른 도전에 나서는 해다.
2012시즌 넥센 히어로즈와 계약을 하며 KBO리그에 입성했던 밴헤켄. 올해가 벌써 6번째 시즌이다. 재계약하는 것보다 중도 퇴출이 더 많은 외국인 선수들에게는 밴헤켄이 '롤모델'이나 다름 없다. 두산 베어스의 더스틴 니퍼트와 더불어 '장수 외인'으로 자리 잡았다.
한국에서 뛰는 동안 밴헤켄은 성적과 성품 모두 합격점을 받았다. 2012~2013시즌에는 물음표를 남기면서도 2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기록하더니, 2014시즌에는 20승 고지를 밟았다. 넥센이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했던 당시 시즌 활약의 중심에 밴헤켄이 있었다. 팀의 1선발로 맹활약을 펼쳤다.
2015시즌에도 15승8패를 기록한 밴헤켄은 일본 무대 도전을 선언했다.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았지만, 더 큰 무대를 위한 모험이었다.
하지만 밴헤켄의 일본 진출은 반년 만에 막을 내렸다. 한국과 또 다른 일본야구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유턴'을 택했다. 넥센과 계약을 하면서 복귀를 한 것이다.
당시 밴헤켄과 계약을 맺으며 넥센 구단은 "밴헤켄의 실력 그 자체보다도 그가 가진 상징성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온화하고 착실한 밴헤켄의 성품은 팀의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역할을 했다. 넥센은 지난해 정규 시즌 3위라는 성적을 기록했다. 후반기에 돌아온 밴헤켄은 가장 중요한 시기 12경기 만에 7승을 거두며 '에이스'이자 1선발로 활약했다. 특히 준플레이오프에서는 7⅔이닝 1실점 역투를 펼쳐 승리투수가 됐다. 1승3패로 탈락한 넥센이 거둔 유일한 승리다.
올해도 넥센 소속인 밴헤켄이지만, 다시 경쟁에 뛰어들어야 한다. 넥센은 밴헤켄과 더불어 션 오설리반을 영입했다. 오설리반은 옵션 포함 총액 110만달러(약13억원)로 넥센이 처음으로 외국인 투수에게 100만달러 이상을 쓴 기대주다.
구단 입장에서는 밴헤켄의 노쇠화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1979년생인 밴헤켄은 어느덧 30대 후반이다. 풀타임으로 예전같은 활약을 기대하기에는 무리일 수 있다.
다시 경쟁을 시작하지만, 밴헤켄은 순조롭게 개막 준비에 들어갔다. 지난 24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주니치 드래곤즈 2군을 상대로 첫 실전 등판에 섰고, 2이닝 1삼진 무실점 '퍼펙트'를 기록했다. 아직 최고 구속이 135km밖에 안나오지만 코칭스태프는 밴헤켄에 대해서는 우려와 걱정이 없다.
밴헤켄은 팀내에서, 특히 동료 외국인선수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 선수다. 올 시즌에도 선발진 주축으로, 핵심 선수로 맡은 역할이 많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