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요금을 바탕으로 2010년 가입자 1000만명을 돌파하는 등 2014년까지 성장세를 유지했던 인터넷전화 가입자가 감소하고 있다.
이동전화로도 무료 음성통화가 기본으로 포함된 요금제를 쓰는 사람들이 늘고, 카카오톡 등 모바일 메신저를 통한 음성통화가 보편화된 때문이다.
또 '070 스팸전화' 탓에 인식이 부정적인 점도 가입자 감소에 한몫을 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해 말 국내 인터넷전화 가입자 수는 전년 대비 3.2% 감소한 1222만명이었다. 2010년 6월 1000만명을 돌파한 데 이어 2011년말 1073만명, 2012년말 1174만명, 2013년말 1262만명으로 꾸준히 증가하다가 2014년말 1245만명, 2015년말 1246만명으로 정체 상태를 보였고 지난해 24만명이 감소했다.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수는 2013년 1874만명, 2014년 1920만명, 2015년 2002만명, 2016년 2056만명 등으로 조금씩 늘었다. 초고속인터넷 가입자가 증가하는데도 인터넷전화 가입자는 오히려 감소하고 있는 모습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통신업계 일각에선 유선전화 방식 070 인터넷전화는 시내전화와 마찬가지로 미래가 어두울 것이란 평가를 내놓고 있다. 집에서도 이동전화만 쓰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인터넷전화나 시내전화에 가입할 이유가 없어지고 있고 있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특히 인터넷전화의 최대 장점으로 꼽히던 '동일 통신사 내 070 인터넷전화 간 무료통화 혜택'과 같은 서비스를 이동전화 통화에서도 누릴 수 있는 점도 인터넷 전화의 미래를 어둡게 만든다.
무엇보다 인터넷전화의 070번호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좋지 않은 것이 가입자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대출 서비스 이용이나 통신서비스 가입을 권유하는 '스팸전화'가 070 번호로 걸려 오는 경우가 매우 흔하기 때문이다. 070으로 시작되는 발신자 번호가 전화기에 뜨면 당연히 스팸이라고 생각해 아예 받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
시내전화 번호를 갖고 인터넷전화로 번호이동을 하면 070 번호 대신 기존 시내전화 번호를 쓸 수는 있지만 이럴 경우 인터넷전화의 최대 장점으로 꼽히던 '동일 통신사 가입자간 무료통화' 혜택이 사라져 개인의 경우 별다른 이득이 없다.
업계 관계자는 "인터넷전화업체들이 스마트폰 시대에 적응하지 못했고, 070으로 시작하는 스팸전화가 많아지며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터넷전화의 인식이 좋지 못하다"며 "스마트폰 등 이동전화 가입자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인터넷전화는 유선전화의 한계로 인해 시간이 흐를수록 인터넷전화 가입자 수는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