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돌릴 틈이 없다.
휴가를 마친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의 발걸음은 곧바로 그라운드를 향했다. 이틀 간 펼쳐지는 '클럽 한-중전'이 타깃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상하이 상강(중국) 간의 2017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F조 1차전을 관전한데 이어 21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질 제주-장쑤 쑤닝(중국) 간의 G조 첫 경기를 지켜본다. 카를로스 아르무아 코치, 차두리 전력분석관 등 코치진도 동행한다.
본선행의 첫 관문인 중국전 해법을 찾기 위해서다. 지난해 최용수 감독 체제로 전환한 장쑤는 광저우 헝다에 이어 중국 슈퍼리그 2위를 차지한 강팀이다. 안드레 비야스-보아스 감독이 맡고 있는 상하이 상강은 올 시즌 우승후보로 거론되는 팀이다. 마르셀로 리피 중국 대표팀 감독이 2월에 소집한 선수 명단엔 우레이, 위하이, 카이후이캉, 양쥔링(이상 상하이 상강), 우시(장쑤) 등 5명이 포함돼 있다. 양쥔링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은 3월 23일 창사에서 열릴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6차전에 선발로 나설 것이 유력시 되는 선수들이다. 슈틸리케 감독과 A대표팀에겐 ACL이 이들의 움직임과 특성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인 셈이다. 한편으로는 서울, 제주 소속으로 이들과 맞설 K리거들의 실력을 점검하고 돌파구를 찾을 기회이기도 하다.
리피 감독은 올 초 신예들로 친선대회인 '차이나컵'에 출전한데 이어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한국전이 열릴 창사에서 A대표팀을 소집했다. 한국전에서 펼칠 전술과 그에 따른 움직임을 선수들에게 집중적으로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속팀으로 복귀한 이들의 플레이 관찰을 통해 간접적으로 중국 격파의 해법도 찾을 수 있다는 게 슈틸리케호의 계산이다. 다만 상하이 상강이나 장쑤 모두 외국인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크다는 점에서 중국 선수들이 슈틸리케 감독이 기대하는 만큼의 실력을 드러낼 지는 미지수라는 전망도 존재한다.
이번 행보가 끝이 아니다. 3월 1일에는 수원 삼성과 광저우 헝다가 맞붙는다. 광저우 헝다는 중국 대표팀에 가장 많은 선수를 보내는 팀이다. ACL을 관찰하는 슈틸리케 감독의 수첩에는 각종 메모가 빼곡히 들어찰 것으로 보인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