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SBS 시트콤 '초인가족 2017(이하 초인가족)'은 제2의 '순풍 산부인과'가 될 수 있을까.
'초인가족'은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모두는 초인이라는 주제 아래 평범한 회사원 주부 학생들의 이야기를 그린 미니 드라마다. 20일 선을 보인 '초인가족'의 첫인상은 "'순풍 산부인과'보다는 재미없지만 내가 본 드라마 중 가장 재밌다"는 박혁권의 말 그대로였다.
첫 방송부터 '초인가족'은 무자극 공감 드라마로 눈길을 끌었다. 회사에서 매번 승진에 실패한 탓에 연차를 내고도 마음 편히 쉬지 못하는 만년과장 아빠 나천일(박혁권), 적자에 허덕이는 가계부를 꾸리느라 억척스러운 아줌마가 됐지만 마음만은 항상 여자로 남고 싶은 엄마 맹라연(박선영), 성적 연애 교우 관계에 대한 고민으로 질풍 노도의 시기를 보내는 중학교 2학년 딸 나익히(김지민)의 이야기가 현실적으로 그려졌다.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느라 자신의 속내를 표현하지 못하고, 꿈보다는 현실을 살아가는데 급급한 주인공들의 이야기는 우리네 실생활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 공감대를 형성했다.
요절복통 코미디로 명성이 자자했던 '순풍산부인과'에 비해 코미디 요소는 적어보이지만, 나름의 웃음 포인트는 가져왔다. '유전무방구 무전유방구'와 같이 히트작을 패러디하거나 실제 우리집에서 보는 것만 같은 장면을 삽입해 소소한 웃음 포인트도 놓치지 않았다. 자극적이지 않은 일상 시트콤의 탄생을 예고한 것.
이처럼 평범한 가족들의 이야기를 유쾌하게 풀어낸 점은 역대 히트 시트콤들과 비슷한 맥락이다. '순풍 산부인과'는 순풍 산부인과를 배경으로 개성 강한 캐릭터들의 일상을 그려내 큰 인기를 끌었다. 캐릭터들의 대사는 대부분 유행어가 됐고, 아직까지 회자되고 있을 정도다. 타사 방송이긴 하지만 역대 시트콤 중 가장 파급력이 컸던 '논스톱' 시리즈나 '하이킥' 시리즈 역시 특별할 것 없는 사람들의 에피소드를 코믹하게 비틀어내는 한편 비슷한 상황에 놓인 이들이 공감할 만한 감동 스토리를 가미했던 바 있다.
첫 단추를 잘 꿴 만큼, '초인가족' 역시 자극적이지 않은 공감 스토리로 시청자와의 소통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날 방송된 '초인가족'은 5.8%(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 동시간대 2위에 안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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