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대가족의 막내 다정이처럼, 정말 사랑받으며 연기할 수 있었어요"
시청률 고공행진을 기록하며 종영을 앞두고 있는 KBS2 주말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연출 황인혁, 극본 구현숙)에서 이동숙(오현경)과 성태평(최원영)의 딸이자 대가족의 막둥이로 가족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으며 살고 있는 야무지고 쾌활할 김다정 역을 연기한 표예진. 그는 최근 스포츠조선 사옥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과 관련된 에피소드와 종영을 앞두고 있는 소감을 전했다.
지난 해 8월 17일 시청률 22.4%를 기록하며 첫 방송을 시작한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은 매주 눈에 띄는 시청률 상승세를 보이며 주말드라마 최강 자리를 지키고 있다. 큰 인기를 끌었던 전작 '아이가 다섯'의 최고 시청률 32.8%까지 넘은지 오래다.데뷔 한지 3년도 채 되지 않은 표예진은 압도적인 시청률을 기록하며 '국민 드라마'라고 불리고 있는 작품에 출연하고 있는 것 자체가 행운이자 행복이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단순히 시청률이 높은 드라마여서가 아니라 웃음이 끊이질 않았던 촬영 현장에 일원으로서 함께 할 수 있어 기뻤다며 드라마 종영에 대한 아쉬움을 전했다.
"작품을 떠나보내기가 너무 아쉬워요. 우리 드라마 현장 분위기, 선배님들 모두 정말 정말 좋았거든요. 그래서 드라마를 떠나보내야 하는 게 더욱 아쉽고 섭섭해요. 매주 목요일이 세트 촬영이었는데 세트 촬영하면 모든 배우들이 하루 종일 같이 있거든요. 그래서 더 정이 많이 들었어요. 이런 촬영장에서 연기할 수 있었다는 게 정말 행운이었어요."
1992년생인 표예진은 데뷔 55년차 대배우 신구는 물론 김영애, 차인표, 라미란, 오현경, 최원영 등 대선배들과 함께 했던 촬영장이 불편하고 어려웠을만도 하건만, '선배들이 무섭지 않았냐'는 기자의 질문에 손사래를 쳤다.
"워낙 대단한 선배님, 선생님이 많아서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막상 촬영에 들어가 보니까 제가 걱정했던 것과 달리 분위기가 정말 좋았어요. 김영애 선생님이랑 같이 대기실에 있으면 선생님께서 먼저 제가 불편해하는 게 싫다고 더욱 편하게 해주셨어요. 선배님들 모두 저와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데도 불구하고 세대 차이나 나이 차이를 느끼지 못할 만큼 분위기를 편하고 재미있게 만들어주셨어요. 진짜 극중 다정이처럼 선배님들이 정말 예뻐해 해주셨어요."이어 많은 배우들이 함께 하는 촬영장에서 웃음을 담당하는 '분이기 메이커'를 꼽아 달라는 말에 단박에 "미란언니!"라고 외쳤다. 또한, 극중 가장 많은 호흡을 맞췄던 엄마 오현경에 대해서는 "진짜 엄마 같았던 선배님"이라고 말했다.
"분위기 메이커는 단연 (라)미란이 언니에요. 정말 언니의 끼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어요. 정말 유쾌하고 센스가 넘치시죠. 미란 언니 유머에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다 빵빵 터졌어요. 오현경 선배님은 진짜 엄마처럼 현장에서 제가 가장 많이 의지하고 고민 상담도 많이 했어요. 그리고 배우답게 자기 관리도 엄청 철저하게 하시는 모습에 또 한번 반했어요. 어떤 옷을 입어도 어찌나 잘 어울리던지, 다들 엄마(오현경)가 뭘 입고 나올 때마다 '역시 미스코리아 is 뭔들'이라고 놀랐어요. 배려도 엄청 많으셨어요. 제가 다른 배우들에 비해 분량이 적은 편인데, 제가 촬영하러 나올 때마다 엄청 챙겨주시고 '우리 다정이 한 마디 더해봐'라면서 제 분량도 막 챙겨주시려고 하고 그랬어요."오현경, 라미란 뿐 아니라 다른 선배 배우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표예진은 '가장 기억에 남았던 선배의 조언'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극중 친아빠 보다 더 다정한 새아빠 최원영이 전해준 잊지못할 이야기를 전했다.
"제가 아직 신인이고 촬영장에서는 가장 나이가 어리다보니까 제가 표현하고 싶은 연기가 있을 때 제 마음대로 보여드리기가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거든요. 그래서 그럴 땐 항상 선배님들께 '제가 이 장면에서 이렇게 연기를 해도 될까요?'라고 물어봐요. 한 번은 아빠 최원영 선배님이 제가 '이렇게 해도 될까요?'라고 여쭤보니까 '당연하지. 너 하고 싶은 대로 다 해. 다정이는 너의 캐릭터니까 니가 생각하는 게 맞아. 니가 하는 게 정답이야'라고 말씀해주셨어요. 정말 감동이었죠. 오히려 제가 하는 연기에 선배님이 다 맞춰주셨어요. 정말 잊지 못할 거예요."
마지막으로 표예진은 긴 호흡과 많은 배우들과 함께 하는 주말 드라마를 통해 돈 주고도 배울 수 없는 것들을 직접 배우며 느꼈다고 말했다.
"주말 드라마에는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고 또 그 인물들이 모두 관계를 맺고 있잖아요. 그런 다양한 관계 속에서 많은 것들을 배운 것 같아요. 이 드라마를 하면서 첫 번째로 세웠던 목표가 많은 인물들과 배우들 사이에서 정말 딸처럼, 손녀처럼 녹아들어 잘 지내는 게 목표였거든요. 다행히 선배님들이 모두 도와주셔서 잘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진짜 가족이 된 느낌이에요. 주말 드라마에 출연하고 나니까 아직도 그렇게 많은 분들이 알아봐주시는 건 아니지만 식당에 가면 주인 아주머니가 '어! 착한 딸래미 왔네'라고 반겨주시곤 해요. 예쁘다면서 계란 프라이 하나 더 얹어주시기도 하고요.(웃음)"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송정헌 기자 song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