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꽈장님'이 또 일을 냈다.
KBS2 수목극 '김과장'의 남궁민이 또 한번 통쾌한 한방을 날렸다. 이번엔 불합리한 구조조정 문제를 꼬집으며 정리해고 없이 조직을 개선하는 히어로로 거듭날 것을 선언했다.
16일 방송된 '김과장'에서 김성룡(남궁민)은 제2 대기실을 없애기 위한 버티기 작전에 돌입했다. 각종 사무집기를 세팅하는 한편 소화기를 점검한다며 직원들에게 난사한다거나 하는 돌발 행동으로 민원이 쏟아지게 만들었다. 결국 제2 대기실 전쟁은 김성룡의 승리로 끝났다. 대기실 폐쇄와 함께 자신의 사칙 위반 의혹까지 완벽히 벗어던졌다. 그리고 김성룡은 장유선(이일화)의 부름을 받고 이사회에 나가 구조조정 없이 TQ 택배를 살려내겠다고 선언해 관심을 끌었다.
대기 발령 조치는 어느 회사나 직원들의 퇴사를 이끌어내기 위해 시행하는 수단이다. 아무런 업무도 권리도 주지 않은 채 자리만 남겨놓는 '퇴물' 취급을 해서 자존심과 자존감을 꺾어 제발로 걸어나가도록 하는 조치다. 이런 극적 상황에 놓였을때 대부분은 회사의 결정에 순응하고 퇴직을 결심하거나, 그래도 가족을 위해 버텨보거나 하는 수동적인 태도를 보인다. 그러나 김성룡은 '어차피 나갈 것'이라는 역발상으로 회사를 뒤집어놓는다. 이러한 김성룡의 행동은 진상짓에 가깝지만, 누구나 한번쯤 상상해봤으나 실현에 옮기지 못한 것이라 대리만족을 선사했다.
특히 김성룡의 대사가 압권이었다. 자신을 걱정하는 윤하경(남상미)에게 김성룡은 "말하자면 뭐랄까. 개김의 위엄을 보여준다고나 할까? 우리 회사 높은 인간들. 개기는 사람이 없어서 그런지 사람을 무슨 무료 아이템 취급해.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 멋지게 메시지 남기고 떠나는 거지"라고 답했다. 직원들을 한 사람의 인간으로 존중하기 보다 단순 노동 기계 정도로 치부해버리는 기업 오너, 혹은 기득권의 인간 경시 주의를 적나라하게 비판한 것. 통쾌한 김성룡의 일갈에 시청자 또한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기분이었다.
시원시원한 꽈장님의 개김의 위엄은 통했다. 이날 방송된 '김과장'은 17.6%(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 자체 최고 기록을 다시 한번 경신했다. 동시간대 방송된 SBS '사임당, 빛의 일기'는 10.3%, MBC '미씽나인'은 4.3%의 시청률에 그쳤다. 경쟁작을 두배 가까운 격차로 따돌린데다 상승세 또한 가파른 만큼 '김과장'이 시청률 20%를 넘길 가능성은 꽤 높아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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