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우리 자신과의 싸움입니다."
올 시즌 K리그 챌린지는 뚜껑도 열기전에 흥미롭다. 역대급 승격전쟁이 예고 돼 있다. K리그 최다 우승에 빛나는 성남, '전통의 명가' 부산, '최초의 시민구단' 대전 등이 칼을 갈고 있다. 지난 시즌 아쉽게 강등된 수원FC도 빼놓을 수 없다. 승격팀을 선뜻 예상하기 어려운 안갯속 구도. 제주도 서귀포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조덕제 수원FC 감독은 남이 아닌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 조 감독은 "제주도에서 훈련하고 있는 팀이 제법 된다. 한번도 구경을 가지 않았다. 예의가 아닌 것 같더라"며 "지금 다른 팀을 생각할 겨를이 없다. 모두가 우리 못지 않게 전력 보강에 성공했다. 모두 탈 챌린지급 전력이다. 모두가 승격의 사정권에 있다. 그렇다면 결국 우리가 얼마나 잘 준비하느냐가 결국 핵심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강등의 아픔을 겪은 수원FC는 겨우내 선수단 구성에 많은 공을 들였다. 핵심 선수들을 대부분 잔류시켰다. 여기에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의 주역인 백성동을 비롯해 정 훈 서상민 송수영 이한샘 등 알짜 전력을 영입했다. 조 감독도 "지난 시즌 이 멤버로 시작했으면 잔류했을 것"이라고 했을 정도로 만족감을 표시하고 있다. 더 좋은 선수를 영입한만큼 수원FC의 트레이드마크인 '막공(막을 수 없는 공격)'도 업그레이드 된다. 이전 막공이 측면 위주의 공격이었다면 이제는 중앙에서의 세밀함도 더할 생각이다. 조 감독은 "정 훈 이광진 김철호 서상민 등 중앙 자원이 클래식에서도 좋은 활약을 했던 선수들이다. 가빌란에게도 경기에 많이 뛰지 못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얘기했을 정도"라며 "이들을 활용해 세밀한 축구를 펼칠 것이다. 그래서 수비진부터 이어지는 빌드업 과정을 집중 조련하고 있다"고 했다.
조 감독은 올 시즌 챌린지 전망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다만 그 어느때보다 치열한 시즌이 될 것이라고 했다. 조 감독은 "지금 챌린지에 있는 팀 중 자신있게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할만한 팀이 없다. 얽히고 설킨 구도가 될 가능성이 높다. 몇점을 받아서 승격하겠다는 예상조차 하기 어렵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한순간이라도 소홀히 준비하는 팀이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이다"고 했다.
올 시즌은 수원FC 뿐만 아니라 조 감독에게도 중요한 해다. 조 감독은 올 겨울 몇몇 팀들의 영입 제안을 받았지만 잔류를 택했다. 조 감독은 "돌아보니 챌린지 첫 출범한 이래 그때부터 지금까지 한 팀에서 감독직을 유지한 사람이 나 밖에 없더라. 강등에도 불구하고 재신임을 받은 것에 대해서도 영광스럽다. 반드시 승격해서 보답을 하고 싶다"고 했다.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조 감독은 "지난 시즌 잔류는 못했지만 분명 우리 축구로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얻었다. 선수들도 자신감을 얻었다. 구단도 많은 투자를 해준만큼 플레이오프 진출이 아닌 우승으로 승격을 노려보고 싶다"고 했다.
서귀포=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