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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블리셔' 넥스트플로어, 듬직한 지붕을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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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플로어의 2016년 주요 목표 중 하나는 '퍼블리셔로의 도약'이었다.

이러한 목표를 위해 넥스트플로어는 지난해 다양한 게임을 선보였으며, 시프트업과의 협업을 통해 '데스티니 차일드'를 선보이며 양대 마켓 매출 1위라는 인상적인 성과를 거두었다. 중견 퍼블리셔가 기록했어도 놀라울 정도의 성적을 신생 퍼블리셔가 거뒀다는 점은 더욱 놀라웠다.

아쉬운 점이 없던 것은 아니다. 자사에서 서비스 중인 몇몇 게임들의 경우는 초반에 좋은 반응을 이끌었음에도 느릿한 유지보수로 유저들에게 쓴 소리를 들었으며, 데스티니 차일드의 경우는 여러 이슈에 휘말리며 다른 의미에서 업계를 놀라게 했다.

지난해는 넥스트플로어가 신생 퍼블리셔로서 믿기지 않을 정도의 성적을 거머쥠과 동시에 한계를 드러낸 한 해였다. 이런 점에 비추어 본다면 '퍼블리셔로의 도약'을 선언한 넥스트플로어에게 2016년은 정확히 절반의 성공을 거둔 해로 기억될 듯 하다.

2016년이 이들에게 퍼블리셔 원년이었다면 2017년은 퍼블리셔의 입지를 다지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 31일, 넥스트플로어는 자사 사업부 일부를 분리한 독립 법인 형태의 모바일게임 퍼블리싱 전문 자회사 루프탑(Rooftop)을 설립했다.

이를 통해 퍼블리싱 역량을 더욱 강조하고, 퍼블리싱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효율적인 측면을 덜어내 퍼블리셔 행보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것이 넥스트플로어의 입장이다.

루프탑의 설립으로 넥스트플로어는 더욱 다양한 게임을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퍼블리싱 계약이 되어 있는 게임들은 공동개발 형태로 묶여 있었기에 퍼블리싱 뿐만이 아니라 개발에 많은 공을 들여야 했는데, 퍼블리싱 자회사를 별도로 설립해 개발력에 손실없이 퍼블리싱 역량을 다지는 '투자'를 한 셈이다.

게임 개발 역량은 놓치지 않으면서 동시에 퍼블리싱 역량도 발전시키려는 넥스트플로어의 욕심이 루프탑 설립에서 드러난다. 자사가 지난해에 실수한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그리고 퍼블리싱 속도를 높이기 위한 고민을 이미 2016년이 지나기 전에 했다는 의미도 지닌다.

약점을 빠르게 파악하고, 그만큼 빠르게 대응책을 낸다는 것은 기업 운영에 있어 긍정적인 부분이다. 기존 성과에 만족하지 못 하고 더 나은 결과를 원한다는 이미지도 시장에 알렸다.

지난 연말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 넥스트플로어의 김민규 대표는 지난해 발생한 모든 부정적인 이슈를 본인의 불찰로 돌렸다. 개발사의 실책으로 돌릴 수 있는 부분이 명백히 있었음에도 문제 발생 초기부터 끝까지 유저의 집중포화 한복판에 나서서 이를 받아냈다.

대중들에게 강력한 비판을 받기는 했지만 넥스트플로어는 '개발사를 보호하는 퍼블리셔'라는 무형의 이득을 만들었다. B2C에서는 손해를 봤지만 B2B에서 이득을 봤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먼 미래를 내다본 묵직한 한 수를 둔 셈이다.

텐트 장비 중에 루프탑은 빗물과 직사광선을 막아서 편안한 캠핑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장비다. '개발사를 보호하는 퍼블리셔'란 이미지를 얻었고, 이를 얻어낸 넥스트플로어가 과연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할 수 있을지, 본격적인 퍼블리싱 행보를 시작한 이들이 게임업계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게임인사이트 김한준 기자 endoflife81@gam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