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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핫포커스] 미운오리에서 필승카드로...장시환의 대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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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환(kt 위즈)이 완벽한 반전 스토리를 쓸 수 있을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최대 화두는 마운드다. 김인식 감독과 선동열-송진우 투수코치는 투수진 보직과 활용 방안을 놓고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그런 코칭스태프의 고민을 덜어줄, 깜짝 카드가 나타날 조짐이다. 그 주인공은 누구도 큰 기대를 걸지 않았던 초보 국가대표 장시환이다.

장시환은 kt 선수 중 유일하게 이번 대표팀에 합류했다. 사실 장시환 발탁을 두고 말이 많았다. 2015 시즌 팀 마무리 자리를 꿰차며 환골탈태 했지만, 국가대표팀에 뽑힐 실력까지 갖췄느냐는 평가가 많았다. 특히, 지난해에는 무릎 수술 후유증으로 인해 3승12패 평균자책점 6.33으로 부진했고 마무리 자리도 김재윤에게 넘겨준 터라 의문 부호가 붙었다.

그런데 오키나와 전지훈련에서 장시환은 차우찬(LG 트윈스) 장원준(두산 베어스)과 함께 최고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다. 14, 15일 이틀 연속 불펜피칭을 실시한 투수는 장시환이 유일하다. 직구를 던졌을 때 포수 미트에 박히는 파열음이 다른 투수의 것과 달랐다. 불펜피칭을 지켜본 김 감독과 선 코치가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 감독은 "내가 알고있던 장시환보다 훨씬 더 좋다"고 했다. 지난해 kt 코치로 장시환을 직접 지켜봤던 차명석 MBC 스포츠+ 해설위원은 "깜짝 놀랄 정도로 몸상태가 좋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장시환은 "괌 미니캠프를 떠나기 전 수원에서 하프피칭까지 마쳤었다. 그리고 괌에서 몸을 잘 만들어 2번의 불펜피칭을 미리 했었다"고 그간의 과정을 설명했다.

신분이 급상승할 전망이다. WBC 대회는 투수들의 투구수 제한이 있어 선발 뒤를 받칠 2번째 투수 역할이 중요하다. 특히, 예선 첫 번째 라운드는 투구수가 65개까지라 더욱 신경을 써야한다. 사실 이 역할은 차우찬이 맡기로 했었다. 하지만 선발 요원 중 이대은(경찰)의 몸상태가 완전치 않아 차우찬이 선발로 투입될 수도 있다. 그럴 경우 선발에 이을 확실한 2번째 투수가 필요한데 김 감독은 장시환이 이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고있다. 19일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연습경기에 선발 장원준에 이어 장시환의 2이닝 투구를 예고한 것도 그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이름값에 관계없이, 구위가 훌륭한 투수가 중책을 맡는 게 단기전에서는 중요한 요소다.

장시환은 이런 분위기를 아는지 모르는지 "국가대표가 꼭 되고 싶었지만, 그렇게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 가문의 영광이다. 부모님이 매우 기뻐하신다"며 천진난만한 웃음을 보였다.

과연 대표팀 코칭스태프의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장시환이 실력으로 증명할 수 있을까. 요미우리전부터 그 결과를 조금씩 확인할 수 있다.

오키나와=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