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영웅 기자] 음원차트 자정(0시) 음원 발매가 사라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15일 복수의 가요 관계자에 따르면 멜론, 벅스 지니, 엠넷, 소리바다, 네이버뮤직, 몽키3 등 국내 주요 음원 유통사는 일부 차트 운영에 대한 개편을 진행한다. 빠르면 이달 말부터 시행될 개편안에 따르면 매시간마다 순위가 변동하는 실시간 차트는 기존대로 유지하되, 0시에 발매되는 음원에 한해서는 실시간이 아닌, 익일 오후 1시부터 차트에 반영된다.
정오 12시부터 오후 6시까지 발매된 음원에 한해 실시간 차트에 즉각적으로 순위가 반영되며, 이외의 시간에 음원이 발매될 경우, 익일 오후부터 차트에 집계되는 것이다. 이는 주말 시간에도 평일과 동일하게 유지될 전망이다.
한 가수가 자정에 신보를 발매하더라도, 새벽시간에는 이를 제외한 기존 음원만이 차트에 반영되는 셈이다. 예를 들어 한 가수가 자정에 음원을 공개했을 시, 이 곡의 해당 순위는 새벽 1시가 아닌 다음 날 오후부터 순위가 확인 가능하다. 자정은 대형 가수나 인기 아이돌 가수들이 선호하는 시간대다. 아무래도 낮보다 일반 이용자 수가 적은 시간대이기에, 팬덤이 몰리면 새벽 시간대에 비교적 쉽게 차트 상위권을 장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보를 발표하는 가수들이 '차트 줄세우기' '차트 올킬'이란 타이틀을 얻기 수월한 시간대란 얘기다.
업계에서 자정 음원 발매에 대한 문제는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음원 공개 시간은 자정과 정오 두 차례로 나뉘어져 있는 가운데, 이 개편안의 목적은 차트의 안정적인 순위와 공정성을 유지하자는 데에 있다. 또한 새벽 시간대 기술적인 오류가 발생할 경우 유통사들이 빠른 대처를 할 수 없다는 점도 자정 음원 발매의 주된 문제였다.
새벽시간 대에 1위부터 10위까지 한 가수의 음원으로 차트가 도배되면, 다음날 오전 차트 순위에까지 영향을 끼쳐 공정한 경쟁을 저해한다는 판단에서다. '줄세우기'에 따른 극심한 차트 변동을 막고 일정하면서도 다양한 음악 장르를 확보하겠단 계획이다. 한때 사회적인 문제로도 부각됐던 '음원 사재기'를 억제하기 위한 시도이기도 하다.
그간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공정한 차트 운영을 위한 실시간 차트 개선 및 차트 내 음원 추천 폐지 등 공정한 음악시장 질서를 위한 다각적인 대책을 추진해 왔다. 지난 2015년 문체부는 음원 유통사들에 '음원사재기 유인 발생의 우려가 있는 음원 유통 및 차트 집계 시간에 대한 조정(통상적 업무시간 이내)에 대한 합리적인 대책을 추진해달라'는 내용의 협조 공문을 보내는 등 업계 질서를 왜곡하는 음원사재기 근절을 위해 방안을 모색해 왔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건전한 음악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큰 움직임에 동참했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하지만 이미 자정 음원 발매 방식이 폐지됐다 부활하는 등 부침을 겪었던 만큼 보다 합리적인 대책이 필요할 것"이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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