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양복 입을 일이 많아졌다."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35)이 14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스포츠조선 제정 제22회 코카-콜라 체육대상 시상식에서 공로상을 받았다.
코카-콜라 체육대상은 선수 시절 유 위원에게는 익숙한 시상식이었다. 유 위원은 2005년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했다. 이견이 없었다. 유 위원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 탁구 남자 단식 금메달을 따내며 큰 감동을 전했다.
그 후 12년. 유승민은 선수가 아닌 '행정가'로 돌아왔다. 그는 2016년 IOC 선수위원으로 선출됐다. 2008년 문대성 이후 두 번째 한국인 선수위원. 발에 물집이 잡히도록 '원모어(One more)' 정신으로 뛰고 또 뛴 기적같은 결과였다.
유 위원은 "코카-콜라 체육대상이 22년 동안 이어진 것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아마추어 선수들을 위해 공로하라는 의미로 상을 주신 것으로 안다"고 했다.
소감을 이어가던 유 위원. 힘들었던 과거가 떠올랐다. 밤새 유세를 펼쳤던 순간들이 주마등 처럼 스쳐갔다. 너무나도 힘들었던 그의 버팀목은 아내 이윤희였다. 유 위원은 "오늘 아내가 함께 했다. 지난 6년 동안 깊은 내조를 해준 아내에게도 감사하다"고 했다. 이어 "평창동계올림픽이 1년 앞으로 다가왔다. 전 국민적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 선수들에게 기회이면서도 큰 부담이 되는 무대"라며 "부담감을 떨치고 각자 목표를 달성하길 기원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한국 양궁의 대부' 문형철 감독(59)은 우수지도자상을 수상했다. 1984년 예천군청 양궁선수단을 시작으로 지도자 인생을 걸어온 문 감독. 그는 갑상선암과 싸우며 2008년 베이징올림픽 여자대표팀 단체전 금메달을 이끌었다. 2016년 리우올림픽에선 총감독으로 선수단을 이끌며 남녀 개인전 및 단체전 전종목 석권이란 신화를 이뤘다. 올림픽 양궁 역사상 최초의 쾌거였다.
문 감독은 "리우에서 금메달 4개를 목표로 했다. 선수들 뿐 아니라 지도자, 트레이너, 멘탈 코치 등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다. 덕분에 큰 상을 받게 됐다"며 스포트라이트가 없는 곳에서 묵묵히 도움을 준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이어 "우리 팀의 가장 큰 장점은 배려와 사랑이다. 우리 선수들, 사랑합니다"라며 깜짝 손가락 하트 세리머니를 펼쳐 박수갈채를 받았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