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였다.
'아이언맨' 윤성빈(23·한국체대)은 유럽에서 한달간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다. 출국 전 "유럽 트랙은 아무래도 북아메리카 지역의 트랙보다는 생소하다. 더 신경을 써야한다"고 불안해했지만 기우였다. 표면적인 성적은 나쁘지 않았다.
1월7일(이하 한국시각)독일 알텐베르크에서 열린 2016~2017시즌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 월드컵 3차대회에서 5위, 15일 독일 빈터베르크에서 열린 4차대회에서 5위에 올랐다. 윤성빈은 지난해 독일에서 열린 두번의 월드컵에서 각각 12위, 4위에 올랐다. 스위스 생모리츠에서 열린 5차대회, 독일 퀘닉세에서 열린 6차대회 성적은 더 좋았다. 모두 2위를 차지했다. 5차 대회에서는 트랙 신기록까지 세웠다. 윤성빈은 이같은 기록을 바탕으로 세계랭킹 2위를 지켰다.
하지만 윤성빈은 본인의 성적에 만족스럽지 않았다. 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윤성빈은 "전체적인 경기내용으로 봤을때 스스로 화가 났던 부분이 많았다. 세계랭킹에는 신경을 안쓰고 있다. 내가 해야할 부분만 하고 있다"고 했다. 가장 아쉬워 하는 부분은 1차시기에 비해 떨어지는 2차시기 기록이었다. 5차와 6차대회에서 모두 1차시기 1위에 올랐지만, 2차시기에서 성적이 떨어지며 2위로 내려섰다. 윤성빈은 "1차시기에서 1위를 차지하고 2차시기에서 순위를 유지하는데 있어 많이 부족했다. 작년 같은 경우에는 1차 시기부터 1위에 머문 적이 거의 없었다. 심리적인 요소들이 경험에서 나타나는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하지만 조인호 감독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조 감독은 "올 시즌 목표는 세계랭킹 1위 두르쿠스(라트비아)와의 시간차를 줄이는 것이었다. 목표는 분명 이룬 것 같다. 2차시기 성적이 떨어지는 것은 기량 보다는 경험적 요소인만큼 다음 시즌에는 더 나아질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분석했다.
어차피 올 시즌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한 준비 기간이다. 윤성빈은 이를 위해 이번 달 말 독일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지 않는다. 평창 트랙에서 조금이라도 더 훈련하기 위해서다. 윤성빈은 "홈트랙은 남들 보다 많이 탈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경기 중 실수를 안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며 "몇번이나 타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 최대한 많은 훈련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조 감독도 "경기장이 오픈된만큼 트랙 상태를 분석하면서 대비하겠다"고 했다.
윤성빈의 모든 시선은 평창을 향해있다. 윤성빈은 "이번 시즌은 올림픽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다"며 "올림픽까지 1년이 남았지만 아직 크게 피부로 와 닿지 않는다. 여유를 가지고 꼼꼼히 준비할 것이다. 이번 여름을 어떻게 나느냐가 중요할 것 같다"며 웃었다. 만족을 모르는 윤성빈. 1년 뒤 평창 무대에서의 모습이 더 기대되는 이유다.
인천국제공항=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