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29·서울)에게 일본 가고시마 전지훈련 캠프는 친숙하다.
올 해로 7년째 방문이다. 그래도 각오는 늘 새롭다. 2017년은 또 다른 목표를 향한 의욕이 가득 차 있다.
고요한에게 2016년은 열세 번의 시즌 중 가장 특별한 시간이었다. 그는 "결혼한 이후에 맞이한 첫 시즌이었다. 곧 태어날 2세에 대한 첫 소식을 듣기도 했고 팀이 우승을 하며 겹 경사를 이뤘다"며 "그러나 성에 차지는 않았다. 전체적으로 한 팀이 이루기 쉽지 않은 결과들이기는 했지만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와 FA컵도 거의 다 온 것 같았는데 마지막 점을 찍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중학교를 마치기도 전 FC서울에 입단 했을 때 그에게는 생존이 더 절박했다. "두려움을 느꼈었다. 프로팀에서 견뎌낼 수 있을지 걱정됐다. 20~30대 형들과 플레이 하는 것이 쉽지 않아 고등학교, 대학교를 경험했다면 어땠을까 생각 해 본적도 있다. 하지만 최고 레벨의 선수들과 훈련 속에 볼을 다루는 스킬이나 전술적 이해가 나도 모르게 스폰지처럼 흡수됐던 것 같다. 끝까지 살아남겠다는 생각만 하다 보니 어느덧 원클럽맨으로 여기까지 왔다."
고요한은 연차 뿐만 아니라 나이로도 베테랑이 됐다. 어느새 한국 나이로 서른 살이다. 그는 "내 장점은 민첩하고 활동량이 많다는 점과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부분인 것 같다"며 장점을 소개한 뒤 "부족한 피지컬 등 단점을 신경쓰기보다는 장점을 더 부각시켜야 한다. 올 해는 더 공격적으로 플레이 할 것이다. 슈팅 훈련도 따로 더 많이 하려 한다"고 말했다. 동료들에게서 빼앗아 오고 싶은 장점으로는 "(박)주영이 형의 강한 멘탈과 확실한 득점력, (윤)일록이의 드리블 능력을 갖고 오고 싶다"고 했다.
박주영, 데얀에 이어 곽태휘와 하대성까지 많은 선수들이 다시 친정으로 돌아왔다. 이들이 자리를 잠시 비웠다 다시 채우는 과정을 모두 지켜 본 고요한이다. 선수들이 컴백하는 이유에 대해 묻자 "FC서울이기 때문이다"라고 짧게 말한 뒤 "모든 선수들이 우리 팀을 오고 싶어 한다. 그 선배들이 다시 돌아온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이유를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올 시즌 목표도 뚜렷했다. 13년을 FC서울에서만 보낸 고요한은 "올 시즌에는 FC서울과 오랜 시간 함께 꿈꿔온 아시아 정상에 꼭 한번 올라보고 싶다"며 "개인적으로는 득점와 도움을 합쳐서 공격 포인트 10개 이상을 달성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