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독한 신고식을 치른 김도훈 울산 현대 감독은 키치SC(홍콩)전 승리에도 웃질 못했다.
김도훈 감독이 이끄는 울산은 7일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키치와의 ACL 플레이오프(이하 PO)에서 1대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울산은 지난 2014년 이후 3시즌 만에 다시 ACL 본선 무대를 밟게 됐다. 그러나 한 수 아래로 꼽혔던 키치를 상대로 졸전을 벌인 끝에 승부차기까지 가서야 본선행을 확정지으며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갑작스럽게 출전한 ACL의 준비 부족이 역력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선수들이 집중력을 잃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결과에만 만족하고 싶다. 발전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생각한다. 다른 색깔을 입히는 과정이다. 더 발전된 과정을 보여줄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갑작스럽게 출전하게 된 영향이 없지 않았다고 본다. 상대가 충분히 준비한 반면 우리는 그러지 못했다. 경기력 면에서 고전할 것이라 예상은 했다"며 "선수들이 준비한대로 잘 해줬다. 체력적인 부분이 완벽하지 않았기에 어려움이 있었다. 아직 다져지지 않은 체력을 보강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수정보다는 발전적인 모습으로 가야 한다. 오늘이 고비라면 고비였다"며 "2주 뒤 다시 경기가 있는데, 길지 않은 시간이다. 발전적으로 가야 한다. 비록 오늘 고전했지만 우리 선수들의 능력은 충분하다고 본다. 시간이 흐를수록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감독은 "이종호가 원톱으로 홀로 고립되는 장면이 몇 차례 보였다. 측면에서 원톱을 도울 만한 선수들이 많은 만큼 공격 패턴이나 결정력은 집중훈련을 통해 연마할 생각"이라며 "시즌에 돌입하게 되면 더 큰 고비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선수들과 헤쳐 나아갈 것으로 믿는다. 어차피 그라운드에서 실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의지를 다졌다. 그는 "울산은 항상 우승을 원하는 팀이다. 그에 걸맞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입술을 깨물었다.
울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