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영화 '그래, 가족'이 '과속스캔들' '7번방의 선물' 등이 만든 가족 휴먼 코미디영화의 성공을 이어갈 수 있을까.
'그래, 가족'은 핏줄이고 뭐고 모른 척 살아오던 삼 남매에게 막내 동생이 예고 없이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치열한 가족의 탄생기를 그린 영화다.
다섯 살 쌍둥이를 둔 가장이지만 번듯한 직장 하나 없는 성호(정만식), 가족은 인생의 짐짝이라 여기지만 결국은 빽이 없는 수경(이요원), 연예인 못지 않은 외모를 지녔지만 결정적으로 끼가 없는 주미(이솜)와 이들 앞에 나타난 막내 낙이(정준원). 각기 다른 성격과 사정으로 서로를 모른 체 하며 살아온 가족이 듣도 보도 못한 막내 동생으로 인해 진정한 가족으로 거듭나는 과정은 우리 모두의 가족을 떠올리게 함과 동시에 색다른 웃음을 선사한다.또 '그래, 가족'은 가장 어리지만 남매들 중 가장 어른스러운 낙이를 통해 각자가 마음 속에 숨겨두었던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잊고 지냈던 서로의 소중함을 깨닫는 모습은 누군가의 가족이기도 한 우리 모두의 공감대를 이끌어낸다. 먹고 살기 바빠 서로를 외면하고 잊고 지내온 삼 남매와 그런 형과 누나를 그리워했던 낙이, 평범한 가족의 평범하지 않은 이야기를 통해 가족의 의미를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를 전한다.
메가폰을 잡은 마대윤 감독은 7일 서울 왕십리CGV에서 진행된 '그래, 가족' 기자간담회에서 "언론사 설정은 깊게 들어가지는 못했다. 가족영화에 포커스를 두고 캐릭터 별로 만들었고 언론사는 배경적으로 쓰였다"며 "다만 주인공 이요원이 흙수저 역이고 이 사회에서 소외받고 힘들게 살아가는 인물을 표현하고 싶어 만들었다"고 전했다.
수경 역을 맡은 이요원에 대해 마대윤 감독은 "세상 혼자 살 것 같은 미모와 인간적인 면모를 동시에 지닌 이요원의 모습을 보고 수경 역에 적역이라고 생각했다"며 캐스팅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요원은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초반에 굉장히 까칠하고 나빠보이는 역할이기는 하지만 집안에 지저분하기도 하고 인간적인 면도 있는 것 같다. 따뜻한 가족 영화를 개인적으로 좋아한다. 내가 할수 있는 캐릭터인 것 같아서 시나리오가 너무 반가웠다"며 "4남매의 이야기는 해본적이 없다. 함께하는 분들도 다들 처음 보는 배우들이다. 전혀 어울리지 않은 사람들이 모이면 어떨까 궁금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여기에 번듯한 직장 하나 없이 늘 무시 당하기 일쑤인 성호 역에는 '베테랑' '아수라' 등 굵직한 작품을 통해 남다른 존재감을 발산해온 배우 정만식이 맡아 기대를 더한다. "전작을 통해 보여준 강한 이미지를 벗어나 그의 색다른 매력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한 마대윤 감독의 말처럼 정만식은 특유의 소탈하고 능청스러운 연기로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성호 역을 맡은 정만식은 이날 "앞으로도 기회가 되면 이렇게 잔잔한 영화를 많이 출연하고 싶다. 많은 감독들이 나를 그렇게 보지 않아 연락이 뜸한 것 같다. 나는 따뜻한 남자다"라고 강하게 어필했다.
또 이솜은 끼 하나 없이 만년 알바 인생으로 근근이 생계를 유지하는 주미 역을 통해 극에 활기를 더한다. 이솜은 "내가 맡은 오주미 역은 수화를 할줄 아는 캐릭터다. 이를 위해 직접 선생님에게 수화를 배웠다"며 "이 영화를 보고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느꼈다. 예전에 많이 의지했고 티격태격했던 친언니가 있는데 지금은 자주 볼 수 없다. 그 친언니가 생각이 많이 났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래, 가족'은 무능력 가장부터 빽 없는 흙수저, 끼 없는 만년 알바생, 애어른 막내까지 인간미와 개성을 고루 갖춘 캐릭터들의 향연으로 풍성한 재미를 선사한다. 오 씨 남매의 모습은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리얼함과 짠내 나는 사연들을 간직하고 있어 보는 이들의 공감을 자극한다. 그리고 이렇듯 각기 다른 개성으로 뭉친 오 씨네 가족과 그들의 유쾌한 앙상블이 극의 몰입을 배가시키며 뜨거운 공감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