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연락이 좀 됐으면 좋겠어요."
아버지와 아들이 같은 비행기를 타고 왔는데 훈련하는 곳은 달랐다. 아버지는 김민호 KIA 타이거즈 수비코치, 아들은 김성훈 한화 이글스 신인 투수다.
김성훈은 잠신중-경기고 출신의 우완 투수다. 2017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2라운드에 한화로부터 지명됐다. 고졸 신인 중 스프링캠프에 참가한 선수는 김성훈이 유일하다. 140㎞대 후반의 빠른 공을 뿌리는 투수로 김성근 감독이 관심을 보였다고.
공교롭게도 아버지와 아들은 같은 비행기를 타고 스프링캠프를 떠났다. 한화와 KIA가 오키나와에 스프링캠프을 차렸고, 떠나는 날짜와 비행기도 같았던 것. 함께 공항에 왔으나 둘은 공항에서 함께 있지 못했다. 김 코치는 "아들과 함께 떠나는 첫 스프링캠프라 같이 사진이라도 찍고 싶었는데 (김)성훈이가 한화에서 신인이라 팀동료들과 있도록 뒀다"며 조금 아쉬운 표정을 짓기도했다. 김성훈은 "오키나와 공항 입국장을 비슷한 시간에 빠져 나왔다. 아버지께 인사하고 헤어지는데 느낌이 묘했다"라고 했다.
김 코치는 아들이 어떻게 훈련하는지 궁금해했다. 그런데 아들과 연락이 잘 안된다고. 그런데 아들 김성훈 역시 아버지와 연락을 못한다고 아쉬워했다.
김성훈은 "아버지께서 야구쪽에 대해선 조언을 잘 안해주시는데 인성적인 면이나 멘탈적인 면에서 조언을 많이 해주신다. 나에겐 멘토와 같은 분"이라면서 "여기 와서 궁금한 것도 많다. 여기서 제일 어린 선수라서 상황에 따라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아버지께 여쭤보고 싶은데 연락이 안된다. 밤늦게 전화드려도 받질 않으시더라"라고 했다.
김성훈은 "중학교 3학년때 투수를 했었지만 고등학교에 올라와서는 외야수로 전향을 했다가 타격이 좋지 않아 3학년 때 다시 투수를 해서 투수로서의 경력이 적다"면서 "아직 배울 점이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아버지가 계신 KIA와의 경기에서 잘던지고 싶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오키나와라는 곳에 있지만 서로 다른 곳에서 야구를 하고 있는 김민호-김성훈 부자. 아들이 아버지의 명성을 뛰어넘는 큰 선수로 자라날지 궁금해진다. 오키나와=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