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나만이 아니라 전체를 봐야해서 살피는게 달라졌다."
한화 이글스의 올시즌 주장은 이용규다. 2015년 김태균, 지난해 정근우에 이어 이번엔 이용규가 한화 선수단을 이끌게 됐다. 이용규는 주장이 되면서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시야가 넓어졌다고 했다. 예전엔 자기 것만 챙기면 됐지만 지금은 선수단 전체를 봐야한다고 했다. 이용규는 지난 2일 훈련 중 가슴에 가벼운 담증세를 호소했다. 4일 훈련에도 경기장에 나왔지만 별다른 운동은 하지 않고 선수들의 훈련모습을 보면서 격려했다.
-주장이 됐는데 많이 다른가.
▶당연히 다르다. 나보다 위의 선배들이 주장을 할 땐 선배들이 지시하는 것을 지키려고 했고, 내가 할 것에만 집중했다. 지금은 내가 앞에서 해야하니까 선수들이 불만이 없는지, 전체적인 선수들의 움직임 등 전체를 봐야한다. 살피는게 달라졌다.
-주장은 처음인지.
▶초·중·고등학교 때는 주장을 했지만 프로팀의 주장과는 차원이 다르다. 내가 주장이지만 주장이라기 보다는 보좌라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편하게 야구를 할 수 있게 하는게중요하다. 그 역할을 하겠다.
-처음에 주장을 고사했다고 들었는데.
▶지금 내가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광민이 형이나 다른 형들이 있어 그 형들이 먼저 하고 나는 나중에 하는게 맞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감독님께서 직접 시켜주셔서 하게 됐다. 감독님께서는 저한테 크게 신경쓰지 말라고 하셨다. 할 것을 하고 문제가 생길 때 얘기해 달라고 하셨다.
-현재 몸상태는.
▶WBC가 먼저 있다. 그렇다고 페이스를 빨리 올리지는 않는다. 예전에도 WBC 때 페이스를 빨리 올리기보다 경기를 하면서 경기 감각만 살리려고 했었다.
-보호대를 새롭게 주문했다던데.
▶13일 정도에 온다고 들었다. 오른발 전체를 감싸는 보호대다. 다른 보호대는 앞쪽만 막지만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뒤쪽까지 보호대를 하기로 했다. 다치는 것에 대해선 운이 안좋았다고 생각한다. 내가 미리 준비하면 또 맞더라도 큰 부상은 당하지 않지 않겠나. 꼭 중요할 때 다쳤다.
-올시즌 목표가 있는지.
▶안타 몇 개, 이런 목표는 생각안했다. 그러나 궁금한 것은 있다. 만약 내가 전경기에 출전한다면 안타를 몇개나 칠 수 있을까 생각한다. 전경기 출전이 한번도 없는데 해보고 싶다.
-주장으로서 감독에게 건의한 것이 있나.
▶사실 오늘 우리팀 분위기를 올리기 위해 야구장에 웜업할 때부터 음악을 틀어 달라고 했다. 감독님께서 OK하셨는데 여기 음향 장비가 고장나서 음악을 틀지 못했다.
-전임 주장인 김태균이나 정근우가 조언한 것이 있는지.
▶태균이형, 근우형이나 다른 형들이 고맙게도 주장으로서 내가 결정하는 것에 대해 믿고 따라주겠다고 힘을 실어주셨다.
-지난해엔 우승후보로 꼽혔는데 올시즌엔 그런 얘기가 안나온다.
▶"어렵다", "힘들다"는 얘기가 오히려 마음을 편하게 할 수 있고, 선수들 개인적으로 독기를 품게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더 좋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본인도 한화가 약하다고 생각하나.
▶약하다는 생각은 안드는데 아쉽다는 생각은 들었다. 우리가 생각한 베스트, '이게 우리팀이야'라고 말할 수 있는 라인업으로 경기를 해서 지는 것과 부상 선수가 생겨 빠진 채 경기해서 지는 것과 그 마음이 다르다.
감독님도 부상에 대해 많이 신경을 쓰시는 것 같다. 예전에 비해 스트레칭 시간이 엄청 늘어났다.
-이번 캠프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있나.
▶개인적인 것보다 팀이 우선이다. 지금 캠프에서 선수들 모두 자기 할 것을 잘하고 있다. 나는 혹시나 선수들이 건의사항이 있으면 듣고 코칭스태프에 전달해서 선수들이 편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선수들에겐 밝게 하자고 했다. 힘들지만 어차피 해야할 운동 아닌가. 오키나와=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