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를 선택한 LG 트윈스의 프랜차이즈 스타 '적토마' 이병규. 그와 구단은 어떤 방향으로 미래를 그리고 있을까.
이병규가 은퇴를 선언한 지 두달이 훌쩍 넘었다. 은퇴 선언 당시 많은 LG 팬들이 충격에 휩싸였다. 공정한 경쟁 기회를 받지 못하고, 떠밀리 듯 은퇴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했다. 그러다 FA(자유계약선수) 차우찬 영입, 선수단 연봉 협상, 스프링캠프 출국 등으로 이슈가 분산됐다. 프런트도 당장 처리해야 할 현안이 많았다. 때문에 이병규의 미래에 대한 얘기를 쉽게 접할 수 없었다.
이제 선수단은 훈련을 위해 멀리 떠났다. 송구홍 단장을 비롯한 프런트와 이병규가 본격적으로 머리를 맞댈 시점이 다가왔다.
팬들이 궁금한 은퇴식, 영구결번, 지도자 연수 등은 어떻게 진행될까. 아직 확실히 정해진 게 없다. 현 시점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가 지도자 연수다. 이병규도, LG 구단도 미국 메이저리그 구단 연수를 생각하고 있다. 송 단장은 "형식적으로 가면 안된다. 이병규가 지도자로서 잘 성장할 수 있는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며 "메이저리그도 육성 시스템이 구단마다 천차만별이다. 시스템이 잘 갖춰진 구단에 가서 배워야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고 했다. 예전에 LA 다저스와 자매결연 관계였는데, 현재는 아니다. 특별히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구단은 없다. 때문에 구단에서 이병규가 좋은 환경에서 연수를 받을 수 있는 팀을 물색하고 있다. 이병규도 메이저리그 사정에 밝은 지인을 통해 현지 상황을 알아보고 있다.
예전에는 스타 출신 선수가 은퇴해 연수를 떠날 때, 구단이 금전적 지원을 해주는 경우가 있었다. 우리 식구라는 생각과, 좋은 지도자가 돼 돌아오면 구단에 도움이 된다는 계산에서였다. 최근에는 이런 문화가 거의 사라졌다. 공과 사 구분을 두는 추세다. 두산 베어스 홍성흔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연수를 확정지었는데, 두산이 물심양면 도와주기는 했지만 금전적 지원은 없다. 송 단장은 이 문제에 대해 "결정된 사안은 아니지만, 돈 보다는 어느 구단으로 연수를 가느냐가 가장 중요한 문제"라며 말을 아꼈다.
그렇다면 은퇴식과 영구결번에 대한 LG 입장은 어떻게 될까. 송 단장은 "언제, 어디로 연수를 가느냐가 정해져야 논의할 수 있는 부분이다. 만약 새로운 환경에 적응을 해야 하는데 그 일정까지 방해하며 은퇴식을 치를 수는 없다. 스케줄이 결정되면 구체적으로 생각해보겠다"고 했다. 이어 송 단장은 "내 의견만으로 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마음 같아서는 정말 성대하게 은퇴식을 해주고 싶고 등번호 9번을 영구결번으로 남겨주고도 싶다"고 밝혔다.
송 단장은 마지막으로 "이병규가 훌륭한 지도자가 될 수 있는 기반을 만들 게 돕는 것이 현재 구단이 할 일이다. 향후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섭섭하지 않을 대우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