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욕은 넘쳤다. 하지만 세밀함이 아쉬웠다.
뜨거운 1월을 보낸 '손샤인' 손흥민(토트넘)이 2월 첫 경기에서 한 템포 쉬었다. 손흥민은 1일(한국시간) 영국 선덜랜드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서 열린 선덜랜드와의 2016~2017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3라운드에 선발 출전해 72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지난달 29일 위컴과의 FA컵 32강전에서 멀티골을 기록하며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최초로 한 시즌 두자리수 득점에 성공한 손흥민은 지난해 12월11일 맨유전 이후 리그 8경기만에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기대했던 공격포인트는 없었다. 아시아선수 리그 한시즌 최다골(8골) 타이기록도 다음 기회로 미뤘다. 팀은 0대0 무승부에 그쳤다.
토트넘은 이날 스리백 대신 4-2-3-1 카드를 꺼냈다. 손흥민은 오른쪽 날개로 나섰다. 움직임은 활발했다. 좌, 우, 중앙을 오가며 분주히 뛰어다녔다. 하지만 문제는 터치였다. 특히 첫번째 터치가 좋지 않았다. 손흥민은 이날 델레 알리(50회), 해리 케인(20회)보다 많은 57번의 터치를 했지만 그 중 슈팅은 단 한차례 뿐이었다. 선덜랜드는 이날 스리백을 쓰며 작정하고 밀집 수비를 펼쳤다. 좁은 공간을 뚫기 위해서는 세밀한 터치가 필요했지만 이날 손흥민의 트래핑은 투박했다. 손흥민이 마무리 능력을 보여주지 못한 토트넘은 승점 1점 추가에 만족해야 했다.
영국 언론도 이 부분을 지적했다. 영국 런던 지역지 런던이브닝스탠다드는 '72분 동안 손흥민은 케인, 알리, 크리스티안 에릭센보다 훨씬 위협적이었다. 다만 그는 상황 판단이 실망스럽고, 부정확한 볼 터치가 너무 잦았다'고 평가했다. 영국 통계전문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에서 내린 평점도 6.7점에 그쳤다. 물론 이날 토트넘의 부진을 손흥민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던 알리와 케인은 최악의 활약을 펼쳤다. 왼쪽 측면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던 대니 로즈가 부상으로 교체아웃되며 팀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졌다. '손흥민 난제'라며 '기복이 심한 손흥민의 자리를 부상에서 돌아온 에릭 라멜라가 메워야 한다'고 주장한 런던이브닝스탠다드의 평가는 지나치게 박한 평가다.
일단 손흥민은 모처럼의 리그 선발 출전 경기에서 큰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특히 첫번째 터치 향상이라는 과제를 받아들었다. 그동안 위기를 숱하게 넘겨온 손흥민은 해결책을 찾을 것이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