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 교체의 바람은 선수들에게만 국한된 게 아니다.
여자 핸드볼 판도에 변화가 일고 있다. 호화멤버를 앞세워 여자부를 주름잡았던 인천시청이 지난해 무너졌다. 인천시청과 함께 '절대양강'으로 군림했던 삼척시청도 준우승에 그쳤다. 왕좌에 오른 것은 '신흥강호' 서울시청이었다. 2008년 창단 이후 임오경 감독의 리더십 하에 절치부심 노력한 끝에 거둔 소중한 결실이었다.
2017년의 바람은 또 다른 방향에서 불고 있다. 부산시설공단이 급부상 했다. 여자 대표팀 사령탑인 강재원 감독이 이끄는 부산시설공단은 여자 대표팀 에이스 류은희와 베테랑 심해인을 동시 영입했다. 이들의 가세로 부산시설공단은 기존 이은비 남영신과 함께 국가대표 경험을 두루 갖춘 선수들로 베스트7을 구축하게 됐다. 지난해 전체 8팀 중 6위에 그쳤지만 올 시즌엔 당당히 '우승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1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17년 SK핸드볼코리아리그 개막 미디어데이. 치열한 신경전이 펼쳐졌다. 3일 서울 방이동 SK핸드볼경기장에서 부산시설공단과 개막전을 치르게 된 임 감독은 "부산시설공단이 1명만 데려가도 강력한 우승후보가 될만한 선수 2명을 영입했다. 단독 우승후보와 개막전을 치르게 돼 긴장된다"고 경계심을 숨기지 않았다. 나머지 여자부 감독들 역시 우승후보 1순위로 부산시설공단을 주저없이 꼽았다.
강재원 부산시설공단 감독은 "작년까지는 (다들) 우리를 쳐다보지도 않았는데 (우승후보로 지목해줘) 감사하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공고의 적'이 되는 것이 부담스러운 듯 슬쩍 발톱을 숨겼다. "선수 영입으로 당장 우승후보가 되는 것은 아니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먹는다. 우승후보는 역시 서울시청과 삼척시청이다. 우리의 목표는 4강 진입이다."
핸드볼코리아리그는 남자부 5팀, 여자부 8팀이 오는 7월 2일까지 각각 4라운드(남자부), 3라운드(여자부) 풀리그를 치른 뒤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을 통해 우승팀을 가린다. 올해 대회는 서울을 비롯해 인천, 의정부, 삼척, 청주, 대구, 광주, 부산 등 남녀부 팀 연고지인 전국 8개 도시서 펼쳐진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