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화랑' 박서준과 김민준, 두 남자의 용호상박 대치는 강렬했다.
KBS 2TV 월화드라마 '화랑(花郞)'(연출 윤성식/극본 박은영/제작 화랑문화산업전문회사, 오보이 프로젝트)이 중반부를 넘어서며 폭풍처럼 몰아치고 있다. 특히 지난 1월 31일 방송된 14회 엔딩, 선우(박서준 분)와 남부여 태자 창(김민준 분)의 팽팽한 대치, 숨막힐 듯한 카리스마 대결은 시청자의 시선을 강탈했다.
이날 방송에서 화랑은 신국의 화친사절단으로 남부여에 도착했다. 그러나 그들을 기다리는 것은 태자 창의 무시와 냉대였다. 창은 화친보다는 전쟁에 뜻을 비추며, 숙명공주(서예지 분)를 압박했다. 또한 꼬여버린 관계를 혼인으로 풀자며 무례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호전적인 성격은 물론, 의미심장한 그의 면면들은 극의 긴장감을 조여왔다.
방송말미 극의 긴장감은 제대로 폭발했다. 4명의 화랑 중 왕이 있다는 서찰을 전해 받은 창이 화랑들을 불러내면서부터다. 창은 인질로 잡은 신국 백성들의 목숨을 두고 화랑에게 "스스로 왕임을 밝혀라"고 협박했다. 이어 그들의 앞에서 신국 백성들을 처참히 죽였다. 선우, 그리고 진짜 왕 삼맥종(박형식 분)의 선택에 이목이 집중되는 순간이었다.
차례차례 죽어가는 백성들을 보며 선우와 삼맥종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숨통을 조여오는 긴장의 연속, 그리고 마침내 누군가가 앞으로 나섰다. 바로 선우였다. "내가 신국의 왕이다"라고 밝힌 선우의 충격적인 외침, 그를 비릿하게 바라보는 태자 창의 대립각은 안방극장에 깊은 인상을 남기며 다음 회에 대한 궁금증을 더했다.
짧지만 강렬했던 선우와 창의 대치 장면. 해당 장면은 서서히 고조되는 감정선, 배우들의 압도적인 연기로 시청자의 집중력을 끌어올렸다. 박서준과 김민준, 두 배우는 작은 움직임, 표정, 눈빛 하나까지 모두 연기로 녹여내며 감탄을 자아냈다. 단 몇 마디 대사만으로도 용호상박의 카리스마를 펼치며 앞으로의 대결, 15회에 대한 기대감을 폭발시킨 것이다.
박서준은 선우의 처절하고도 울분에 찬 감정을 오롯이 표현했다. 극중 선우는 사랑하는 여인 아로(고아라 분)의 목숨을, 자신처럼 힘겹게 살아가는 신국 백성들의 목숨을 마냥 지켜볼 수 만은 없었다. 그래서 그가 가장 죽이고 싶어하는 왕으로 자신을 속여, 그들 앞에 나섰다. 목숨이 오가는 순간 속 그의 굳은 결의는 박서준의 묵직한 연기로 완성됐다.
김민준 역시 특별한 존재감으로 시청자에게 절정의 재미와 긴장감를 선사했다. 사람을 죽이라는 명령도 서슴지 않는 잔혹한 면모, 오히려 이 상황을 즐기는 듯한 창의 모습들은 앞으로 그가 선우와 어떤 대결을 펼칠지 기대하게 만들었다. 아로와 신국 백성들의 목숨, 나아가 신국과 남부여의 관계까지 달려있는 두 남자의 팽팽한 대결은 어떤 결과를 맞게 될까. 6일 월요일 방송될 '화랑' 15회에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화랑'은 매주 월, 화요일 오후 10시 KBS2를 통해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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