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페넌트레이스와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달성한 두산 베어스는 올해도 정상을 바라보고 있다. 이번 겨울에 누수없이 최강 전력을 유지해 많은 야구인들이 올해도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두산 선수단은 지난 30일 1차 전지훈련지인 호주로 출발했다. 남반구 호주에서 담금질을 한 뒤 일본 규슈 미야자키로 이동해 실전 위주의 2차 전지훈련을 진행한다. 지난해와 비슷한 일정이다.
사령탑 부임 3년차를 맞은 김태형 감독의 이번 시즌 목표는 물론 한국시리즈 3연패다. 그는 "우승팀의 목표는 우승이 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다음은 호주 전지훈련을 시작하는 김 감독 일문일답이다.
-한국시리즈 2연패 과정에서 2015년과 2016년 달라진 걸 느꼈나.
▶선수들은 그대로였다. 내가 첫 해 부임하면서 '두산 베어스다운 야구를 하자'고 했는데, 선수들이 잘 해보자 하는 부담감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러면서 여러 실수도 나왔다. 그러나 2015년 우승하면서 여유가 생기고 팀이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는 것을 선수들이 느꼈던 것 같다. 그 부분이 많이 좋았다.
-새 역사를 썼다. 최다승의 원동력은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모든 선수들이 잘 해줬다. 초반부터 선발들이 다 잘 던져줬다. 사실 4월에 경기를 하다보니 우리가 생각보다 강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초반에 승부를 많이 걸었다. 선수들도 잘 따라줬다. 그렇게 전반기에 많은 승수를 쌓아갔던 게 주효했다.
-후반기에 2위로 떨어지는 등 위기도 있었는데.
▶초반에 승수를 끌어 올리려고 무리라면 무리를 했던 것 같기도 하고, 욕심을 좀 냈던 것이 선수들의 체력을 떨어뜨렸던 것 같다. 특히 8월 초에 정재훈이 불의의 부상을 당했을 때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선수들이 스스로 어려운 상황을 잘 넘기면서 1위로 다시 치고 나갈 수 있었다. 선수들이 잘 해낼 것이라고 믿었다. 1위를 반드시 해야겠다는 생각보다 2위도 잘하고 있는 거라고 편하게 마음을 먹었다.
-선수들이 스스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였다.
▶감독의 야구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 그렇게 야구를 해야지만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유리할 때 항상 먼저 공격을 해야지만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야구를 해야 한다. 선수들도 감독 성향을 의식한다기보다 '이제 이렇게 해야 이기는 구나'라고 느낀 것 같다. 타자들이 타석에서 위축되지 않고 공격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해주려고 한다. '좋은 카운트에서 나쁜 공을 치면 어떻게 하나' 그런 마음을 없애 주는 게 내 역할이다. 결과에 대해 감독이나 벤치에서 뭐라고 하지 않는다. 오히려 유리한 카운트에서 타자들이 안 치면 내가 더 안타까워 한다. 그런 부분 때문에 공격적인 팀 컬러가 더 확고하게 자리를 잡아가는 것 같다.
-이번 캠프에서 주안점은.
▶지난해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하겠다. 전체적인 틀을 바꾸는 것은 아니다. 번트나 슬래시 등 여러 작전 상황에 대해 선수들이 당황하지 않고 플레이 할 수 있게끔 착실히 준비할 것이다.
-정재훈, 이용찬이 빠진 불펜 보강 계획은.
▶용찬는 전반기 중에 돌아올 것 같지만, 정재훈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그 전까지 홍상삼 함덕주 이현호 조승수 같이 중간에서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들이 올라올 수 있도록 포커스를 맞추고 지켜볼 계획이다. 이번 캠프 기간 이들의 기량과 컨디션을 끌어 올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선발은 '판타스틱 4'로 4선발 까지는 안정 돼 있다. 하지만 확실한 5선발에 대한 고민이 있을 것 같은데.
▶안규영 고원준 외에 신인 선수 2명(박치국 김명신)을 작년 마무리캠프 때 봤는데, 두 선수 모두 스피드나 구질이 모두 좋았다. 충분히 경쟁력 있는 좋은 공을 갖고 있다. 그 외에 몇몇 선수들을 함께 보면서 준비 시킬 계획이다. 특정 선수를 5선발로 정하기에는 아직 확고한 게 없다. 조금 더 준비하고 캠프를 통해 지켜볼 생각이다. 이번 시즌에는 5선발이 아니라 6선발까지 준비를 시킬 생각이다.
-2017시즌 목표는.
▶지난해 정규시즌 개막전 미디어데이 때도 말씀 드렸지만, 우승 팀 목표가 무엇이 있겠나. 지난해에는 당연히 우승을 목표로 했지만 징크스도 있고 염려스러웠다. 하지만 올해는 그런 부분은 없다. 팬들에게 좋은 선물을 주는 게 당연하다. 다만, 우승을 하겠다고 무리한 야구는 하지 않겠다. 팬들을 위한 최선을 다하는 야구를 하겠다. 그렇게 하다 보면 분명 좋은 성적이 나올 것이다. 최선을 다해 준비 하겠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