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올해 하반기 출시할 아이폰8의 가격을 높게 책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 사양 아이폰8의 한국 가격(세금 포함)이 150만원대 후반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프리미엄 모델을 더 고급으로 만들어 기능과 가격을 차별화하기 위해서란 게 업계의 분석이다.
31일 IT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증권사 리포트와 미국과 중국 등의 스마트폰 관련 블로그들은 애플이 9월 '아이폰7s', '아이폰7s플러스', '아이폰8' 등 신모델 3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이폰7s와 아이폰7s플러스는 각각 직전 모델인 아이폰7과 아이폰7플러스와 가격이 비슷하겠지만 프리미엄 모델인 아이폰8의 가격은 이보다 훨씬 높게 책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가을에 출시된 아이폰7의 미국·한국 가격은 각각 ▲32GB 649달러·86만9000원 ▲128GB 749달러·99만9900원 ▲256GB 849달러·113만800원이었고 아이폰 7플러스의 가격은 ▲32GB 769달러·102만1900원 ▲128GB 869달러·115만2800원 ▲256GB 969달러·128만3700원이었다(미국은 세금 부과 전 기준, 한국은 세금 포함 기준).
중국의 뉴스 사이트 '마이드라이버스닷컴'은 지난해 말 아이폰8의 가격이 아이폰 7s플러스보다 150∼200달러(약 17만5000∼23만4000원) 가량 높게 책정, 256GB의 최고가 모델의 미국 판매가격이 1200달러(약 140만원)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마이드라이버스닷컴이 제시한 예상 가격을 바탕으로 비례 계산을 해 보면 세금을 포함한 256GB 아이폰8의 한국 판매 가격이 150만원대 후반에 책정될 수 있다.
애플이 고급 모델의 가격을 대폭 올리려고 하는 것은 지난해 가을에 시험해 본 가격 차별화 전략의 성공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애플은 지난해 가을 대화면 모델인 아이폰7플러스에 듀얼 카메라를 다는 등 사양을 크게 차별화하되 가격을 그 전 모델인 아이폰 6s플러스보다 20달러(2만3000원) 높게 책정해 수익률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고급 아이폰 모델의 사양을 더욱 높이고 가격을 올렸더니 더 잘 팔렸다는 얘기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인용한 투자관리회사 코웬앤드컴퍼니의 추정 자료에 따르면 애플이 작년 말까지 3개월간 판매한 아이폰 5850만대 중 40%가 아이폰7플러스였다. 증권사 UBS는 아이폰7플러스의 판매량 증가와 가격 인상으로 애플의 매출액이 2% 늘어났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IT업계 관계자는 "최근 프리미엄폰과 중저가 스마트폰의 별다른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애플이 고급화 전략을 통해 기존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차별화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듯 보인다"며 "얼마나 차별화 된 경쟁력으로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이느냐가 아이폰8의 성공에 결정적 요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