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는 오매불망 기다리던 이대호를 4년간 150억원이란 엄청난 액수로 잡으면서 황재균을 떠나보낸 아픔을 싹 없애며 희망을 가지게 됐다.
이대호가 있는타선과없는 타선의 무게감은 달랐다. 롯데는 이대호가 떠난 이후 타격에서 임팩트있는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팀타율은 대부분 5∼6위권에 머물렀고, 장타력 역시 상대가 무서워할 정도의 강함을 보이지 않았다.
잘치는 타자가 많았음에도 뭔가 강하다는 느낌을 주지 못한 것은 확실한 4번타자가 없었기 때문.
이대호가 돌아오면서 롯데는 확실한 4번타자를 둘 수 있게 됐다. 타순을 짜는데도 중심이 잡히면서 고민이 줄었다. 이대호 앞 뒤에어떤 타자를 배치해서 득점력을 극대화시키느냐가 중요하게 됐다.
손아섭과 이대호 최준석 강민호 등이 있는 중심타선은 분명 다른 팀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강타선이다. 이대호 최준석 강민호의 장타력을 갖춘 타자들이 연달아 나오며 상대 투수들에게 압박감을 줄 수 있다. 롯데로선 뭔가 허전했던 가벼운 타순이 아닌 묵직한 한방을 갖춘 타선을 가지게 됐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 묵직한 타선은 기동력이란 단점을 갖게 됐다. 이들이 항상 장타를 치는 것은 아니다. 단타가 이어질 경우 발이 느린 타자들이 있는 것은 1점이 아쉬울 땐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대호와 최준석이 함께 뛸 때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둘 다 큰 몸집을 가지고 있고, 발이 빠르지 않다. KBO리그에서 발이 느린 선수들로 꼽힌다.
이대호나 최준석이 2루에 있을 경우 보통 주자가 홈에 들어올 수 있는 안타에도 들어오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경기가 접전으로 흐를 경우 1점의 중요성이 크기 때문에 이대호와 최준석이 주자로 나갔을 땐 공격이 오히려 답답해질 수도 있다.
최준석을 이대호와 붙이지 않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될 수 있을 듯. 강민호가 5번에 들어서고 최준석이 6번이나 7번에서 치는 것도 고려해볼만한 타순이다.
일단 이대호가 가세한 롯데의 타선이 이젠 만만히 볼 수 없다는 점 자체로도 이대호 영입 효과는 크다고 할 수 있다. 벌써 롯데팬들의 기대감은 최근 몇년 간 보지 못한 열정적인 모습이다.
이대호가 후배들과 함께 부산팬들이 원하는 화끈하고 시원한 야구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일단 이대호로 인해 사직구장이 예전처럼 썰렁하지만은 않을 듯 하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