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를 지탱하는 두 축, 토종과 외국인선수다.
K리그는 팀당 최다 4명의 외국인선수를 보유할 수 있다. 이 중 1명은 아시아 쿼터(용병 쿼터와 별도로 아시아축구연맹 소속 국가의 선수를 팀 당 1명씩 영입할 수 있는 제도) 몫이다. 외국인선수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외국인선수 한 명 잘 뽑으면 한 해 농사의 절반은 성공'이라는 말도 있다.
지난 시즌 외인군단은 체면을 구겼다. 득점상(정조국·강원·20골), 도움상(염기훈·수원·15도움)을 모두 토종 선수들에 내줬다. 리그를 압도하는 기량을 과시하던 외인들은 모두 중국, 중동의 유혹을 꺾지 못했다. 지난 시즌 전반기에만 13골을 넣으며 최고의 활약을 펼치던 티아고는 시즌 중 성남을 떠나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힐랄로 이적했고, 시즌 종료 후에는 전북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었던 레오나르도가 아랍에미리트의 알 자지라로, K리그 득점 역사를 새로썼던 서울의 아드리아노가 중국의 스좌장으로 떠났다. 인천의 잔류를 이끈 '공수의 핵' 케빈과 요니치도 일본으로 둥지를 옮겼다.
빈자리가 큰 만큼 새얼굴도 많다. 새 판이 짜여졌다. 전방에서 후방으로 중심이 이동했다. 토종 공격수들을 막아낼 외인 센터백들이 대거 가세했다. 강원이 키프러스 국가대표 수비수 시엘리스를 영입했고, 울산은 오스트리아의 명문 FK오스트리아의 핵심 수비수로 활약하던 리차드를 데려왔다. 포항은 스웨덴 각급 대표를 두루 거친 수비수 마쿠스를 더했다. 수원은 호주 리그 최고의 수비수로 평가받던 매튜 저먼을 확보했고, 인천은 부노자(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 채프만(호주)까지 아예 외국인선수 2명을 수비수로 채웠다. 이방인 수비수들의 가세로 K리그의 높이와 힘은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될 전망이다.
기존 외국인선수들도 칼을 갈고 있다. 역시 눈에 띄는 것은 데얀(서울)이다. K리그 역대 최고의 외인으로 평가받는 데얀은 지난 시즌 조력자로 활약했다. 올 시즌 아드리아노가 떠나며 다시 최전방에서 골을 넣는데 집중한다. 더 많은 득점을 기대케하는 대목이다. 후반기 전북으로 돌아왔지만 기대만큼의 골을 넣지 못한 에두(전북)의 부활도 관심사다. 2015년 전반기에만 11골을 넣었던 에두는 2016년 후반기 복귀 후 1골에 머물렀다. 하지만 기량만큼은 여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만큼 부활 가능성은 충분하다. 지난 시즌 후반기 전남의 상승세를 이끌었던 자일과 제주로 둥지를 옮긴 기니-비사우 출신의 공격수 멘디, 변함없이 서울의 후방을 지키는 오스마르, 울산의 돌격대장 코바 등도 올시즌 주목해야 할 외인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