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유재석과 강호동의 만남은 분명 '꿈의 조합'이다. 하지만 '런닝맨'이 그 다리가 돼서는 안 될 듯하다.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이 어렵게 심폐소생했다. 당초 떠나기로 했던 김종국와 송지효도 함께다. 지난 7년을 함께 해 온 '런닝맨'을 이렇게 끝낼 수 없었던 6인이 뜻을 모아준 덕이다.
앞서 개리가 음악 작업에 전념하기 위해 떠난 가운데 제작진은 새 멤버 영입 가능성 또한 열어놨다. 꺼져가던 '런닝맨'의 불씨가 살아난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또한 앞으로 반등을 노리려면 변화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훗날 '런닝맨'이 예전만큼의 신뢰를 회복하고 완전히 다시 자리잡은 뒤, 시청자들도 충분히 설득한 상황에서 강호동이 함께 달리는 그림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런닝맨'의 맥이 이제 막 다시 뛰기 시작한 시점에서 천하의 '유강' 조합도 약이 되지 못한다.
'런닝맨' 또한 즉시 이를 부인했지만 강호동의 영입은 시청자 반응이 너무 뻔한 무리수가 아닐 수 없다. 현명한 제작진이라면 유재석과 강호동의 만남을 '런닝맨'에서 다시 꾀해서는 안될 것. 당초 계획이 잘 진행돼 유재석과 강호동이 이끄는 '런닝맨' 시즌2로 출범했다면 모를까 적어도 지금 시점에서는 자충수에 불과하다.
물론 유재석과 강호동의 만남은 언젠가 꼭 만나고 싶은 조합이다. 유재석은 강호동의 숙명의 라이벌이자 동료. '유강' 시대가 졌다는 말도 여러 번 나왔지만, 여전히 두 사람은 예능계를 지지하는 큰 기둥이다. 대중들은 여전히 KBS2 '슈퍼TV 일요일은 즐거워-MC 대격돌'과 SBS '일요일이 좋다-X맨'에서 만났던 두 사람의 호흡을 그리워 한다.
두 사람을 부디 또 다른 기회를 빌려 다시 한 번 만나 볼 수 있길 기대해 본다. 혹은 시청자들의 마음 속 상처가 아문 뒤 '런닝맨'에서 웃으며 보게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다만 돌다리도 두드리고 건너야 할 지금의 '런닝맨'에서는 아니다. 제작진도 멤버들도, 강호동 또한 이를 알고 있을 것.
'런닝맨'이 7년을 쌓아온 정을 바탕으로 힘겹게 2017년을 달려가기로 결심한 만큼 그 앞에 스스로 장애물을 두지는 않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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