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의 2017시즌은 불안요소가 있다. 부상선수, 재활선수가 많다. 건강하게 시즌을 시작하는 선수가 부족하다보니 이들 돌아올 전력이 보탬이 돼야 한다. 시즌 전망도 전문가들마다 천차만별이다. 지난해 6월 이후 성적을 감안해 가을야구가 가능할 것이라는 쪽과 전력보강이 부실했다는 쪽으로 나뉜다.
고민의 시작은 마운드, 끝은 불펜이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올시즌 마운드 안정에 주력할 것이다. 가장 큰 고민은 불펜이다. 정우람은 1이닝 마무리다. 그 앞에서 던져줄 선수들이 마땅치 않다. 지난해까지 권 혁과 송창식이 잘 버텨줬다. 올해는 둘이 팔꿈치 수술 후 재활 중이다. 당장 4월이 걱정이다. 셋업맨으로 박정진 정도만 확실한 카드다.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다행스런 점은 정우람이 지난해에 비해 훨씬 건강하다는 점이다. 김 감독은 "지난 시즌을 앞두고 FA계약을 한 뒤 정우람의 몸상태가 베스트는 아니었다. 꽤 휴식을 취했지만 스프링캠프에서도 불펜 피칭 스타트도 늦었다. 트레이닝 파트에서 정우람의 몸상태가 지난해보다 좋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고민이 커지는 이유는 4월 중요성 때문이다. 김 감독은 "지난 2년을 돌이켜보면 초반 전력이 중요하다. 4월에 흔들리다보면 그 데미지가 시즌 내내 이어진다. 어린 선수들의 가능성을 마냥 믿기도 힘들다. 어린 선수들이 지난해처럼 마운드에 올라 스트라이크를 제대로 던지지 못하면 허무하게 무너질 수 있다. 이재우 송신영 등 고참들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불펜 걱정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이유는 불확실한 선발진 영향도 크다.
올해 한화 선발로테이션은 알렉시 오간도와 곧 영입이 완료될 또다른 외국인 투수 1명, 그리고 이태양 윤규진 장민재, 또 다른 옵션으로 송은범 정도가 있다. 이중 퀄리티 스타트를 꾸준하게 해줄 선수가 부족하다.
오간도는 최근까지 시속 150㎞대 강속구를 뿌렸지만 부상 전력이 있고, 최근 3년간 불펜에서 던졌다. 본인이 착실히 준비하겠다고 했지만 김 감독은 긴 이닝을 소화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송은범은 4회에 갑자기 흔들리는 경향이 있었고, 이태양 윤규진 장민재 모두 완투형은 아니다.
김 감독은 "선발이 긴 이닝을 소화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불펜 역할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불펜 이어던지기와 벌떼 마운드 기조가 올해도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 송창식은 4월 중순 전후, 권 혁은 그 이후 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은 송창식과 권 혁의 경우 몸상태를 감안해 기용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