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라운드 초반 성적이 봄 배구 향방을 가르지 않을까요."
축제는 끝났다. 이제는 봄 배구를 향한 마지막 레이스만이 남아있다.
지난해 10월 닻을 올린 2016~2017시즌 NH농협 V리그가 올스타 분기점을 돌았다. 짧은 휴식을 취한 선수들은 26일부터 5라운드 열전에 돌입한다.
올 시즌 남자배구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전 상황이다.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순위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4라운드를 마친 24일 현재 2위 현대캐피탈(승점 43점)부터 5위 삼성화재(승점 38점)까지 승점 5점을 놓고 4개 팀이 촘촘하게 늘어서 있다. 결국 봄 배구의 향방은 남은 경기 결과에 따라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4라운드를 5위로 마친 삼성화재의 각오는 그 어느 때보다 단단하다. 삼성화재는 3위 우리카드(승점 41점), 4위 한국전력(승점 39점)과의 격차가 크지 않다. 한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는 바뀔 수 있다. 임도헌 삼성화재 감독은 "5라운드 초반 3경기가 매우 중요하다. 봄 배구의 향방을 가를 것"이라며 목소리에 힘을 줬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삼성화재는 1라운드에서 3승3패를 기록하며 승률 50%를 기록했지만, 2~3라운드에서 4승을 거두는데 그치며 주춤했다. 하지만 4라운드에서 반격에 나섰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12월 열린 현대캐피탈과의 'V-클래식 매치'에서 세트스코어 3대1 승리를 거두며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분위기를 바꾼 삼성화재는 OK저축은행, 대한항공, 한국전력을 잇달아 꺾고 4라운드에서 승점 12점(4승2패)을 쓸어 담았다. 무엇보다 상위권 팀인 대한항공과 한국전력을 잡으며 자신감까지 얻었다.
상승세의 원동력은 국내 선수들의 활약. 임 감독은 "4라운드 들어 국내 선수들의 활약이 좋아졌다. 박철우도 동료들과 호흡을 맞춰가고 있고, 서브리시브도 이전보다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돌아온 에이스' 박철우(31)가 동료들과 호흡을 맞추면서 삼성화재에 큰 힘이 되고 있다. 박철우는 3라운드 공격 성공률이 47%대에 머물렀지만, 4라운드 들어 50.38%를 기록하며 공격에 앞장서고 있다. 무엇보다 박철우 투입 덕분에 공격 루트가 다양해졌다.
팀에서 가장 많은 서브리시브를 받고 있는 류윤식(28) 역시 성공 빈도가 눈에 띄게 늘었다. 3라운드 세트 평균 3.6개를 받아냈던 류윤식은 4라운드 4.045개를 정확히 걷어내며 팀에 공격 기회를 만들고 있다.
5라운드 반전을 노리는 삼성화재는 일찌감치 훈련에 돌입했다. 선수들 앞에 선 임 감독은 가장 먼저 '기본'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 선수들의 범실이 많이 늘었다"며 "범실을 줄여야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화재는 4라운드까지 범실 563개를 남발했다. 지난 시즌 708개를 기록, 최소 범실 팀이었던 것과 비교해 확연히 늘어난 수치다.
임 감독은 "4라운드 막판 자신감이 떨어졌던 타이스도 휴식기 동안 많이 괜찮아진 것 같다"며 "5라운드에서도 좋은 경기를 펼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삼성화재는 설 당일인 28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펼쳐지는 대한항공과의 경기를 시작으로 5라운드의 문을 연다. 봄 배구 '단골손님' 삼성화재가 5라운드에는 과연 어떤 모습을 선보일까. 향후 V리그 판도에 있어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