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분위기는 덤덤하다.
태국 치앙마이에서 훈련에 한창인 조성환 제주 감독은 아시아축구연맹(AFC)의 공문을 받고 고개를 끄덕였다. 여러 채널을 통해 전북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박탈을 어느정도 예견했기 때문이다. 향후 대응에 대해서도 신중한 입장이다. 행여 전북의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 항소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주의 행보는 '일단 하던대로'다. 처음 짜놓았던 스케줄 그대로 움직이기로 했다. 여전히 2월 7일 열리는 키치(홍콩)-하노이(베트남) 승자와의 ACL 플레이오프(PO)에 초점을 맞춘다. 훈련 계획도 예정대로 하고, 귀국일자도 변함이 없다. 체력 훈련에 전념해야 하는 기간에 전술 훈련을 병행해야 하는 것이 조금 아쉽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새로온 선수들이 많았던만큼 조직적으로 맞춰볼 수 있는 시간이 늘었다. 조 감독은 "결정이 나기 전이나 후, 항상 같은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 비록 일정이 변경돼 쉽지는 않지만 더 준비할수 있는 시간이 생겨 오히려 잘된 상황이라고 본다"고 긍정 평가했다.
준비는 그대로 하지만 전력분석은 이제 H조를 향한다. H조에는 장쑤 쑤닝(중국), 애들레이드 유나이티드(호주), PO 2번 승자가 포진해 있다. 만만치 않은 상대들이다. 장쑤에는 서울 시절 제주의 천적이었던 최용수 감독이 포진해 있고, 애들레이드는 제주가 그토록 꺼렸던 호주팀이다. 조 감독은 "새로운 조에는 쉽지않은 상대들이 있다. 그렇기에 더 큰 동기부여가 된다. 장쑤에 유명하고 값비싼 선수들이 있지만 우리 선수들도 충분한 경쟁력이 있기에 좋은 경기를 할수 있으리라고 본다. 제주가 원정팀의 무덤인만큼 상대도 부담을 느낄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